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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헌법이란 국가의 통치 조직과 통치 작용의 기본 원칙을 규정한 근본적 규범으로, 국가 구성원들의 가장 기본적인 합의이자 국가를 구성하는 최상위 법규이다. 그렇기 때문에 헌법은 법적 안정성이 중시된다. 그러나 변화하는 정치적‧경제적 상황에 대응하여 규범력을 유지하거나, 질서 정연하고도 집약적으로 헌법을 구성하기 위해 헌법이 개정되기도 한다.

 

헌법의 개정이란 헌법에 규정된 개정 절차에 따라 헌법의 특정 조항을 의식적으로 수정 또는 삭제하거나 추가함으로써 형식이나 내용에 변경을 가하는 행위이다. 이것은 기존의 헌법을 소멸시킬 뿐만 아니라 그 헌법의 토대가 되어 있는 헌법 제정 권력까지도 배제하는 헌법의 파기와는 ⓐ다르다.

 

헌법의 개정이 어느 정도까지 가능한가에 대해서는 학자들마다 입장이 다른데, 이는 대체로 개정 무한계설과 개정 한계설로 ⓑ나뉜다. ㉠개정 무한계설은 헌법에 규정된 개정 절차를 밟으면 어떠한 조항이나 사항이더라도 개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개정 무한계설에서는 헌법 규범과 헌법 현실 사이의 틈을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헌법 개정을 무제한 허용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 헌법 제정 권력과 헌법 개정 권력의 구별을 부인하여 헌법 최고의 법적 권력은 헌법 개정 권력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현재의 헌법 규범이나 가치에 의해 장래의 세대를 구속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점을 ⓒ밝힌다. 그러나 개정 무한계설은 법 규범이 가지는 실질적인 규범력의 차이는 외면한 채 헌법 개정에 있어서 형식적 합법성만을 절대시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개정 한계설은 헌법에 규정된 개정 절차를 ⓓ따를지라도 특정한 조항이나 사항은 개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개정 한계설에서는 헌법 제정 권력과 헌법 개정 권력을 다른 것으로 구별하여 헌법 개정 권력은 헌법 제정 권력의 소재(所在)를 변경하거나 헌법 제정 당시의 국민적 합의인 헌법의 기본적 가치 질서를 변경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또 헌법 제정자가 내린 근본적 결단으로서의 헌법은 개정 대상이 될 수 없다거나, 헌법 위에 존재하는 자연법*의 원리에 ⓔ어긋나는 헌법 개정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본다. 예를 들어 대한민국 헌법의 국민 주권 원리,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보장은 헌법 개정 절차에 의해서도 개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자연법: 인간 이성을 통하여 발견한 자연적 정의 또는 자연적 질서를 사회 질서의 근본 원리로 생각하는 보편타당한 법.

 

 

― 정재황, ‘신헌법입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