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 과잉 확신 편향이란 어떤 일의 결과를 알고 난 후에 마치 처음부터 그 일의 결과가 그렇게 나타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처럼 믿게 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주변에서 발생한 일에 대하여 실제로는 그 일을 예측할 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예측할 수 있었다고 믿는 것이 이 편향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이다. 우연에 의해 설명될 수 있는 역사적 사건들이 결과가 알려지고 난 후에는 대개 필연적인 사건들로 해석되는 것도 이 편향의 결과이다. 이 편향 때문에 사람들은 ‘나는 처음부터 그렇게 될 줄 알고 있었다.’라고 착각하게 된다.


사후 과잉 확신 편향의 발생 원인에 대한 설명은 동기적 설명과 인지적 설명으로 나뉜다. 동기적 설명은 우선 ‘통제감’에 대한 추구와 관련된다. 통제감이란 ‘자신이 주변에서 발생하는 사건들을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으며 미래의 일을 예측할 수 있다고 믿는 생각’을 의미한다. 이러한 통제감을 확인하려는 동기가 작용하기 때문에 사후 과잉 확신 편향이 발생한다고 보는 것이다. 또 다른 동기적 설명에서는 자신을 지적인 모습으로 제시하고 싶어 하는 자기 과시의 동기를 원인으로 들고 있다. 사람들은 자신이 사건의 결과를 예측할 수 있을 정도로 능력이 있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 하는 동기가 있기 때문에 사후 과잉 확신 편향이 발생한다고 보는 것이다.


인지적 설명은 ‘잠입적 결정론’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동기적 설명에 비해 더 강한 지지를 받아 왔다. 이 이론에서는 어떤 일의 결과가 사람들의 정신적 표상에 ‘잠입’한다고 본다. 즉 결과를 알고 나면 결과에 대한 정보가 즉각적이고 자동적으로 사람들의 표상에 통합된다는 것이다. 이 새로운 표상은 선행 사건과 가능한 결과들에 대한 인과 관계 모형을 변화시켜, 주어진 결과와 선행 사건의 인과 관계를 강화시키지만 일어나지 않은 결과와 선행 사건의 인과 관계는 약화시킨다. 결과적으로 사후에 갖게 되는 표상에서는 일어난 결과만이 존재하게 되고 가능했던 다른 결과들은 존재하지 않게 된다. 따라서 다른 결과들에 대한 사고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일어난 결과와 관련된 사고만을 하게 된다.


이러한 인지적 설명에 의하면, 사람들은 어떤 일의 결과가 알려지면 왜 그러한 일이 발생했는지를 설명하려고 하는데 이 때 그러한 설명을 쉽게 만들어 낼 수 있을수록 사후 과잉 확신이 강하게 나타난다고 본다. 사후 과잉 확신의 발생에는 인과 추리가 깊이 관여하고 있으며 사후 과잉 확신의 크기는 사후 설명의 용이성에 의해 결정된다고 보는 것이다.


사후 과잉 확신 편향은 판단 및 의사 결정의 정확성과 질을 왜곡시킬 가능성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판단과 의사 결정에서 중요한 편향으로 다루어지고 있으며, 감소시키기가 매우 어려 운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현재 그것을 어떻게 하면 감소시킬 수 있는지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 최인철, 『사후 과잉 확신 편향과 인과 추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