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하이데거 (4)

독서/인문

카르납과 로티가 언어를 바라보는 관점 차이(2020, 고3, 7월)

언어 분석철학자인 카르납은 어떤 언명이 어법에 맞지 않거나 관찰 가능한 경험적 문장으로 환원될 수 없을 경우에 그 언명은 무의미하다고 보고, 이를 ‘사이비 언명’이라 부르며 배척하였다. 예를 들어 다음의 두 문장을 살펴보자. Ⅰ. 카이사르는 그리고(Ceasar is and). Ⅱ. 카이사르는 소수이다(Ceasar is a prime number). ‘Ⅰ’은 어법에 맞지 않아서, ‘Ⅱ’는 참과 거짓 여부를 판가름 할 수 있는 관찰 사실을 찾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사이비 언명’에 해당한다. 카르납은 특히 Ⅱ와 같은 유형의 사이비 언명에 대해 언급하는 과정에서, 하이데거와 같은 철학자들이 언어를 통해 형이상학적인 존재를 드러낼 수 있다고 본 것은 오류라고 지적했다. 하이데거는 ‘무(無)란 무 자체가 무..

독서/예술

예술 작품에 대한 철학자들의 관점 차이(2018, 고3, 7월)*

예술 작품을 현실의 모방이나 재현으로 보며 감상의 대상으로 간주하는 기존의 관점과 달리 독일의 철학자 하이데거는 예술 작품 자체를 진리가 드러나는 통로로 보았다. 하이데거는 이를 설명하기 위해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존재자로, 그러한 존재자를 존재자답게 만드는 것을 ㉡존재로 규정하고, 예술 작품의 진리는 존재자의 존재가 드러나는 과정을 통해 드러난다고 보았다. 특히 하이데거는 존재자 중 인간이 실용적 목적을 가지고 만든 것을 ‘도구’로 규정했는데, 예술 작품은 단순히 도구를 정확히 모사해서 재현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도구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존재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보았다. 즉, 예술 작품은 도구의 존재를 드러냄에 따라 존재자의 비은폐성을 이끌어 내어, 존재자의 본질을 열어 보여 주..

독서/인문

근대 철학에 대한 환경론자들의 비판(2013, 고3, 3월A)

근대 철학의 포문을 연 데카르트와 그 후예들의 문제 설정의 중심에는 ‘주체’라는 개념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러나 근대 철학은 헤겔 이후 도전에 직면하였으며, 특히 인간을 모든 것의 중심에 놓는 근대 철학의 지배적 이념이 그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근대 철학에 대한 대표적인 비판으로 환경론자들의 주장을 들 수 있다. 환경론자들에 의하면 근대 철학은 이분법적 사고방식에 근거하여 인간을 주체로, 자연을 인간에 의해 인식되고 지배되는 대상으로 파악하였다. 그 결과 인간이 자연의 지배자라는 부당한 이념을 유포시켰다고 주장한다. 환경론자들은 근대를 주도하고 지배하던, 그리고 오늘날에도 여전히 그 위세를 떨치고 있는 과학기술주의에 주목하였다. 과학기술주의는 근대 철학의 영향으로 자연을 수량화와 계산을 통해 언제나 ..

독서/인문

소크라테스의 패러독스에 대한 하이데거의 답(2008, 고3, 4월)

소크라테스가 한 젊은이에게 이렇게 질문했다. “이미 알고 있는 것에 대해 질문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전혀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질문을 하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진리를 알지 못하는 우리는 어떻게 해서 진리에 대해 질문할 수 있는 것일까?” 소크라테스는 우리의 영혼이 천상의 이데아계에서 진리를 배웠지만 지상에서 삶을 얻으면서 진리를 망각하게 되었으며, 그럼에도 진리를 어렴풋이나마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 물음을 던지는 것이 가능하다고 대답했다. 천상에 이데아계가 존재하지 않음을 알고 있는 우리 현대인에게 소크라테스의 설명은 농담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런 패러독스(paradox)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대답해야 하는 것일까. 철학자 하이데거는 이런 패러독스에 답하는 형식으로 사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