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장자 (4)

독서/인문

장자의 '도(道)', 왕충의 '하늘'(2023, 고3, 7월)

노자는 도(道)란 개체들 사이의 조화로운 관계 맺음을 가능하게 하는 최고의 원리로, 개체들 이전에 도(道)가 미리 존재한다고 보았다. 이와 달리 장자는 『제물론』에서 도(道)는 개체들의 활동을 통해 사후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았다. 그는 사람들이 걷는 길이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그 길로 걸어다녔기 때문에 생겨난 것처럼, 도(道) 역시 미리 정해진 것이 아니라 개체들 사이의 관계의 흔적, 혹은 소통의 결과에 불과하다고 주장하였다. 장자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언어에 대해서도 도(道)를 바라보는 것과 같은 입장을 ⓐ 지녔다. 그는 사람들이 어떤 대상에 이름을 붙이고 이를 통해 대상을 구분할 때, 대상을 구분하는 이름은 대상이 본래부터 가지고 있던 속성에 따라 명명되는 것이 아니라 자의적으로 연..

독서/인문

장자의 호접몽 이야기에 담긴 물아일체 사상(2015, 6월모평B)

나비가 되어 자신조차 잊을 만큼 즐겁게 날아다니는 꿈을 꾸다 깨어난 장자(莊子)는 자신이 나비가 되는 꿈을 꾼 것인지 나비가 자신이 된 꿈을 꾸고 있는 것인지 의아해한다. 이 호접몽 이야기는 나를 잊은 상태를 묘사함으로써 ‘물아일체(物我一 體)’ 사상을 그 결론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 이야기 외에도 『장자』에는 ‘나를 잊는다’는 구절이 나오는 일화 두 편이 있다. 하나는 장자가 타인의 정원에 넘어 들어갔다는 것도 모른 채, 기이한 새의 뒤를 홀린 듯 쫓는 이야기이다. 여기서 장자는 바깥 사물에 마음을 통째로 빼앗겨 자신조차 잊어버리는 고도의 몰입을 대상에 사로잡혀 끌려다니는 꼴에 불과한 것으로 보았다. 이때 마음은 자신이 원하는 하나의 대상에만 과도하게 집착하여 그 어떤 것도 돌아보지 못한다. 이런 마음..

독서/인문

순자의 수양론(2015, 고2, 11월)*

유교에서 ‘성인’은 인간이 지향해야 할 이상적인 상태를 의미한다. 순자는 누구나 ㉠ ‘심(心)’을 수양하면 이러한 성인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고 보았다. 그의 수양론에는 인간이 이상적 상태에 이르기 위해 어떤 노력을 ⓐ 경주(傾注)해야 하는지가 제시되어 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심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알아야 한다. 순자에 따르면 심은 도덕적 행위의 기준이 되는 ‘도(道)’를 인식하고 실천하는 주체이다. 즉 심은 인간의 욕망을 다스려 인간이 도덕적으로 행동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심은 불안정하여 외부 사물에 방해를 받아서 ⓑ 편견(偏見)에 빠지기 쉽다. 인간의 심이 편견에 빠지면 도를 제대로 보지 못해 도덕적으로 행동하는 주체가 되지 못한다. 순자는 이렇게 심이 ..

독서/인문

장자의 '초인'(2007, 고3, 7월)

사람들은 때로 초인을 꿈꾼다. ‘초인적인 힘’, ‘초인적인 능력’ 같은 말은 사람들의 마음을 들뜨게 한다. 그래서 대중문화는 이런 식의 내용을 즐겨 다룬다. 할리우드가 만들어내는 ‘~맨’류의 작품들이 전형적인 예이다. 이것은 공상적인, 허깨비 같은 초인 개념이다. 초인은 어떤 현란하고 엄청난 일을 해내는 사람이 아니라 삶의 고난을 초연하게 극복할 수 있는 사람, 원한을 사랑으로 덮을 수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초인의 철학은 우리에게 이 힘겨운 세상을 미소 지으면서 살아갈 수 있게 해 주는 힘을 가지고 있다. 『장자』는 우리에게 이런 초인의 철학을 보여 준다. 『장자』는 눈앞의 작은 이익들에 집착하는 우리의 눈을 더 넓고 깊은 지평으로 돌리게 해 준다. 원망과 미움으로 가득 찬 우리의 마음을 호방한 용기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