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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인문

변증법을 바탕으로 한 헤겔의 미학과, 비판(2021, 수능)

(가) ㉠정립-반정립-종합. 변증법의 논리적 구조를 일컫는 말이다. 변증법에 따라 철학적 논증을 수행한 인물로는 단연 헤겔이 거명된다. 변증법은 대등한 위상을 지니는 세 범주의 병렬이 아니라, 대립적인 두 범주가 조화로운 통일을 이루어 가는 수렴적 상향성을 구조적 특징으로 한다. 헤겔에게서 변증법은 논증의 방식임을 넘어, 논증 대상 자체의 존재 방식이기도 하다. 즉 세계의 근원적 질서인 ‘이념’의 내적 구조도, 이념이 시ㆍ공간적 현실로서 드러나는 방식도 변증법적이기에, 이념과 현실은 하나의 체계를 이루며, 이 두 차원의 원리를 밝히는 철학적 논증도 변증법적 체계성을 ⓐ지녀야 한다. 헤겔은 미학도 철저히 변증법적으로 구성된 체계 안에서 다루고자 한다. 그에게서 미학의 대상인 예술은 종교, 철학과 마찬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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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검사 이론과 문항 반응 이론(2021, 고3, 10월)

사물의 속성을 구체화하기 위하여 수치를 부여하는 절차를 측정이라고 한다. 가시적 속성의 경우 직접 측정이 가능하지만 인지적 영역과 같은 잠재적 속성은 직접 측정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검사라는 도구를 사용하여 간접 측정을 한다. 이때 검사의 질은 각 문항의 특성에 의해 결정되는데, 문항의 특성은 문항의 난이도와 변별도 등으로 파악해 볼 수 있다. 1920년대 개발되어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는 고전 검사 이론은 검사의 질을 분석하는 대표적인 검사 이론이다. 고전 검사 이론에서 피험자의 능력은 답을 맞힌 문항에 부여된 점수의 총점으로 결정한다. 또 문항의 어려움과 쉬움의 정도를 나타내는 난이도는 응답자 중 그 문항의 답을 맞힌 응답자의 수가 많을수록 낮다고 나타낸다. 그리고 어떤 문항이 피험자의 능력에 따라 피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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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자유주의논증과 비판(2021, 9월모평)

인간의 본성에 관한 서로 다른 두 관점이 있다. 종교적 인간관에 따르면, 인간에게는 물리적 실체인 몸 이외에 비물리적 실체인 영혼이 있다. 영혼은 물리적 몸과 완전히 구별되며 인간의 결정의 원천이다. 반면 유물론적 인간관에 따르면, 인간은 물리적 몸에 지나지 않는다. 물리적 몸 이외에 영혼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인간의 결정은 단지 뇌에서 일어나는 신경 사건이다. 이러한 두 관점 중 유물론적 인간관을 가정할 때, 인간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을까? 즉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있을까? 가령 갑이 냉장고 문을 여니 딸기 우유와 초코 우유만 있다고 해 보자. 갑은 이것들 중 하나를 자유의지로 선택할 수 있을까? 이러한 질문과 관련하여 반자유의지 논증은 갑에게 자유의지가 없다고 결론 내린다. 우선 임의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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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멸에 관한 수직적・수평적 모순에 인간이 대처해 온 방식(2021, 고3, 7월)

인간은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하나의 개체로 존재하다가 어디로 향하는지도 모르는 채 ㉠소멸되어 버리는 운명에 처해 있다. 인간이 처해 있는 이 실존적인 불안은 세상의 모든 개체들이 다른 모든 개체들과 수평적 모순 관계 속에, 그리고 개체의 존재와 소멸을 주관하는 미지의 절대적 존재와 수직적 모순 관계 속에 놓여 있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여기서 ‘수평적 모순’은 개체들 간의 다름에서 비롯되는 갈등을 뜻하며, ‘수직적 모순’은 절대적 존재가 개체에게 늘 알 수 없음으로 남아 있어 비롯되는 갈등을 뜻한다. 이 실존적 불안에 인간은 어떻게 대처해 왔는가. 폴리스가 형성되기 전의 고대 그리스에서 절대적 존재는 각 개체에게 미지(未知)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폴리스가 형성된 후의 서양 철학에서는 이 절대적 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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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현상과 인간사를 인과 관계로 설명한 - 재이론(2021, 6월모평)

자연 현상과 인간사를 인과 관계로 설명하는 동아시아의 대표적 논의는 재이론(災異論)이다. 한대(漢代) 의 동중서는 하늘이 덕을 잃은 군주에게 재이를 내려 견책한다는 천견설과 인간과 하늘에 공통된 음양의 기(氣)를 통해 하늘과 인간이 서로 감응한다는 천인감응론을 결합하여 재이론을 체계화하였다. 그에 따르면 군주가 실정(失政)을 저지르면 그로 말미암아 변화된 음양의 기를 통해 감응한 하늘이 가뭄과 홍수 일식과 월식 등 재이를 통해 경고를 내린다. 이때 재이는 군주권이 하늘로부터 비롯된 것임을 입증하는 것이자 군주의 실정에 대한 경고였다. 양면적 성격의 재이론은 신하가 정치적 논의에 참여할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하였고 재이가 발생하면 군주가 직언을 구하고 신하가 이에 응하는 전통으로 구체화되었다. 하지만 동중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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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먼의 과정 이론(2021, 6월모평)

근대 이후 서양의 철학자들은 과학적 세계관이 대두하면서 이전과는 달리 인과를 물리적 작용 사이의 관계로 국한하려는 경향을 보였다. 문제는 흄👤이 지적했듯이 인과 관계 그 자체는 직접 관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원인과 결과에 해당하는 사건만을 관찰할 수 있을 뿐이다. 가령 “추위 때문에 강물이 얼었다.”는 직접 관찰한 물리적 사실을 진술한 것이 아니다. 그래서 인과가 과학적 개념인지에 대한 의심이 철학자들 사이에 제기되었다. 이에 인과를 과학적 세계관에 입각하여 이해하려는 시도가 새먼👤의 과정 이론이다. 야구공을 던지면 땅 위의 공 그림자도 따라 움직인다. 공이 움직여서 그림자가 움직인 것이지 그림자 자체가 움직여서 그림자의 위치가 변한 것은 아니다. 과정 이론은 이 차이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과정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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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 철학의 인식론(2021, 고3, 3월)^

동양에서는 인식론을 거론할 때, 흔히 주자👤의 격물(格物)과 치지(致知)를 거론한다. 격물의 기본 의미는 구체적 사물에 나아가 그 극한에까지 사물의 이치인 리(理)를 탐구해야 한다는 뜻이다. 치지란 나의 지식을 극한까지 ⓒ연마하고 확장하여 앎의 내용에 미진한 바가 없는 것을 의미한다. 주자는 사람의 마음은 앎이 있지 않음이 없어서 격물을 통하여 마음속에 본디 있던 앎을 밝혀내면 치지에 도달한다고 보았다. 이것이 바로 유가 철학의 전통적인 격물론이다. 주자의 영향을 받은 퇴계👤는 기본적으로는 그의 입장을 계승했다. 당초 퇴계는 격물을 추구한 결과의 상태, 즉 물리가 전부 파악된 경지를 뜻하는 물격(物格)을 ‘물에 격한’ 것으로 보았다. 이는 물을 인식 대상으로 보고 인식 주체인 사람의 마음이 대상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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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철학의 인식론(2021, 고3, 3월)^

서구 철학 전통에서는 앎, 즉 지식을 ‘정당화된 참인 믿음’이라고 파악한다. 참인 믿음을 갖는 것만으로 지식을 가졌다고 말하기에 불충분한 이유는 우리가 어쩌다 참인 믿음을 가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논의는 어떤 믿음이 참이라고 생각할 만한 충분한 이유나 근거를 가질 때 비로소 그 믿음이 인식적으로 정당화된다는 것을 보여 준다. 전통적인 인식론에서는 명제 P가 실제로 참이며, 인식 주체 S가 P를 믿고 있고, S는 P라는 그의 믿음에 대해 정당한 이유나 근거를 가지고 있을 때, S는 P라는 것을 안다고 할 수 있다고 본다. 즉 정당성, 참, 믿음이라는 세 가지 요소가 ⓐ충족된다면 우리가 지식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서구의 전통적인 인식론에서 널리 받아들여지던 지식의 세 가지 요소가 지식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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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후반 청의 사회·경제적 현실(2020, 수능)

18세기 후반의 중국은 명대 이래의 경제 발전이 정점에 달해 있었다. 대부분의 주민들이 접근할 수 있는 향촌의 정기 시장부터 인구 100만의 대도시의 시장에 이르는 여러 단계의 시장들이 그물처럼 연결되어 국내 교역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장거리 교역의 상품이 사치품에 ⓒ 한정되지 않고 일상적 물건으로까지 확대되었다. 상인 조직의 발전과 신용 기관의 확대는 교역의 질과 양이 급변하고 있었음을 보여 준다. 대외 무역의 발전과 은의 유입은 중국의 경제적 번영에 영향을 미친 외부적 요인이었다. 은의 유입, 그리고 이를 통해 가능해진 은을 매개로 한 과세는 상품 경제의 발전을 ⓓ자극하였다. 은과 상품의 세계적 순환으로 중국 경제가 세계 경제와 긴밀하게 연결되었다. 그러나 청의 번영은 지속되지 않았고,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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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제가와 이덕무의 북학론 형성 배경과 견해 차이(2020, 수능)

18세기 북학파들은 청에 다녀온 경험을 연행록으로 기록하여 청의 문물제도를 수용하자는 북학론을 구체화하였다. 이들은 개인적인 학문 성향과 관심에 따라 주목한 영역이 서로 달랐기 때문에 이들의 북학론도 차이를 보였다. 이들에게는 동아시아에서 문명의 척도로 여겨진 중화 관념이 청의 현실에 대한 인식에 각각 다르게 반영된 것이다. 1778년 함께 연행길에 올라 동일한 일정을 소화했던 박제가와 이덕무의 연행록에서도 이러한 차이가 확인된다. 북학이라는 목적의식이 강했던 박제가가 인식한 청의 현실은 단순한 현실이 아니라 조선이 지향할 가치 기준이었다. 그가 쓴 『북학의』에 묘사된 청의 현실은 특정 관점에 따라 선택 및 추상화된 것이었으며, 그런 청의 현실은 그에게 중화가 손상 없이 ⓐ보존된 것이자 조선의 발전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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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의 의사설과 라즈의 이익설(2020, 고3, 10월)^

근대 이후 개인의 권리가 중시되자 법철학은 권리의 근본적 성격을 법적으로 존중되는 의사에 의한 선택의 관점에서 볼 것인가 아니면 법적으로 보호되는 이익의 관점에서 볼 것인가를 놓고 지속적으로 논쟁해 왔다. 각각 의사설과 이익설로 불리는 두 입장은 권리란 무엇인가에 대해 서로 견해를 달리한다. 의사설의 기본적인 입장은 어떤 사람이 무언가에 대하여 권리를 갖는다는 것은 법률관계 속에서 그 무언가와 관련하여 그 사람의 의사에 의한 선택이 다른 사람의 의사보다 우월한 지위에 있음을 법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의사설을 지지한 하트는 권리란 그것에 대응하는 의무가 존재한다고 보았다. 그는 의무의 이행 여부를 통제할 권능을 가진 권리자의 선택이 권리의 본질적 요소라고 보았기 때문에 법이 타인의 의무 이행 여부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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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펠드가 주장한 권리의 범주(2020, 고3, 10월)

호펠드는 권리 개념이 생각보다 복잡하기 때문에 엄밀하게 사용되지 않을 경우 잘못된 추론이나 결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았다. 그는 ‘X가 상대방 Y에 대하여 무언가에 관한 권리를 가진다.’는 진술이 의미하는 바를 몇 가지 기본 범주들로 살펴 권리 개념을 이해해야 권리자 X와 그 상대방 Y의 지위를 명확히 파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권리의 기본 범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청구권이다. 이는 ㉠ Y가 X에게 A라는 행위를 할 법적 의무가 있다면 X는 상대방 Y에 대하여 A라는 행위를 할 것을 법적으로 청구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호펠드는 청구가 논리적으로 언제나 의무와 대응 관계를 이룬다고 보았다. 가령 X는 폭행당하지 않을 권리를 가졌는데, Y에게 X를 폭행하지 않을 의무가 부과되지 않았다고 한다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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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납과 로티가 언어를 바라보는 관점 차이(2020, 고3, 7월)

언어 분석철학자인 카르납은 어떤 언명이 어법에 맞지 않거나 관찰 가능한 경험적 문장으로 환원될 수 없을 경우에 그 언명은 무의미하다고 보고, 이를 ‘사이비 언명’이라 부르며 배척하였다. 예를 들어 다음의 두 문장을 살펴보자. Ⅰ. 카이사르는 그리고(Ceasar is and). Ⅱ. 카이사르는 소수이다(Ceasar is a prime number). ‘Ⅰ’은 어법에 맞지 않아서, ‘Ⅱ’는 참과 거짓 여부를 판가름 할 수 있는 관찰 사실을 찾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사이비 언명’에 해당한다. 카르납은 특히 Ⅱ와 같은 유형의 사이비 언명에 대해 언급하는 과정에서, 하이데거와 같은 철학자들이 언어를 통해 형이상학적인 존재를 드러낼 수 있다고 본 것은 오류라고 지적했다. 하이데거는 ‘무(無)란 무 자체가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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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제의 부작용과 개혁론(2020, 6월모평)

조선 후기의 대표적인 관료 선발 제도 개혁론인 유형원의 공거제 구상은 능력주의적, 결과주의적 인재 선발의 약점을 극복하려는 의도와 함께 신분적 세습의 문제점도 의식한 것이었다. 중국에서는 17세기 무렵 관료 선발에서 세습과 같은 봉건적인 요소를 부분적으로 재도입하려는 개혁론이 등장했다. 고염무는 관료제의 상층에는 능력주의적 제도를 유지하되, ㉮ 지방관인 지현들은 어느 정도의 검증 기간을 거친 이후 그 지위를 평생 유지시켜 주고 세습의 길까지 열어 놓는 방안을 제안했다. 황종희는 지방의 관료가 자체적으로 관리를 초빙해서 시험한 후에 추천하는 ‘벽소’와 같은 옛 제도를 ⓑ 되살리는 방법으로 과거제를 보완하자고 주장했다. 이러한 개혁론은 갑작스럽게 등장한 것이 아니었다. 과거제를 시행했던 국가들에서는 수백 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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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제의 사회적 기능과 의의(2020, 6월모평)

한국, 중국 등 동아시아 사회에서 오랫동안 유지되었던 과거제는 세습적 권리와 무관하게 능력주의적인 시험을 통해 관료를 선발하는 제도라는 점에서 합리성을 갖추고 있었다. 정부의 관직을 ⓐ 두고 정기적으로 시행되는 공개 시험인 과거제가 도입되어, 높은 지위를 얻기 위해서는 신분이나 추천보다 시험 성적이 더욱 중요해졌다. 명확하고 합리적인 기준에 따른 관료 선발 제도라는 공정성을 바탕으로 과거제는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회적 지위 획득의 기회를 줌으로써 개방성을 제고하여 사회적 유동성 역시 증대시켰다. 응시 자격에 일부 제한이 있었다 하더라도, 비교적 공정한 제도였음은 부정하기 어렵다. 시험 과정에서 ㉠익명성의 확보를 위한 여러 가지 장치를 도입한 것도 공정성 강화를 위한 노력을 보여 준다. 과거제는 여러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