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수사에서 ‘DNA 분석’은 범인을 ⓐ추정하거나 피해자의 신분 등을 확인할 때 중요한 수단으로 사용된다. DNA 분석이란 혈흔이나 모발 같은 샘플로부터 DNA를 ⓑ 채취하여 동일인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으로, 현재 ‘STR 분석법’이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STR(Short tandem repeat)’은 ‘짧은 연쇄 반복’이라는 뜻으로, ‘STR 분석법’은 DNA의 특정 구간에서 짧은 염기 서열이 연쇄적으로 반복하여 나타나는 부분을 분석하는 방법이다.

 

STR 분석법의 원리를 알기 위해서는 상동 염색체, DNA, 염기 서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체세포의 핵에는 모양과 크기가 동일한 염색체가 2개씩 쌍으로 존재하는데, 이들 염색체를 ‘상동 염색체’라 한다. 상동 염색체는 부계(父系)와 모계(母系)에서 각각 하나씩 물려받는다. 이 상동 염색체를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물질이 유전자를 포함하고 있는 DNA이다. DNA는 아데닌(A), 구아닌(G), 사이토신(C), 타이민(T)이라는 네 종류의 염기 약 30억 개로 구성되는데, 이 염기들이 ‘AGGCTA⋯’와 같은 형태로 이어져 있다. 이것을 DNA의 염기 서열이라고 한다.

 

상동 염색체 내 특정 위치의 DNA 염기 서열을 분석해 보면 짧은 염기 서열이 연속적으로 반복해서 나타나는 특정 구간이 있다. 그리고 사람마다 반복되는 횟수가 다르다는 특징이 있다. STR 분석법은 바로 이 점에 ⓒ 착안하여 샘플 간 비교를 통해 동일인 여부를 확인한다.

 

STR 분석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분석하려는 염색체 내의 위치가 ⓓ 특정되어야 하는데, 이때 그 위치를 ‘좌위’라고 한다.

<그림>

‘갑’이라는 사람의 어떤 좌위가 <그림>과 같이 ‘4q31.3’일 때, 이 좌위의 ‘4’는 염색체 번호를, ‘q’는 염색체 하단부를, ‘31.3’은 염색대* 번호를 가리킨다. 이 좌위에는 염기 서열 ‘CTTT’가 반복되고 있는데, 왼쪽 염색체에서는 세 번, 오른쪽 염색체에서는 다섯 번 반복되고 있다. 이 경우 분석된 결과를 왼쪽부터 표시하여 ‘3-5’ 형태로 나타낼 수 있다. 즉, ‘갑’은 4번 염색체 하단부(q)의 31.3번 염색대 위치에 ‘CTTT’가 ‘3-5’인 유전형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상동 염색체의 특정 위치에 나타나는 STR을 분석하여 ‘3-5’와 같은 결괏값으로 표기하는 것을 ‘DNA 프로필’이라고 한다. 현재 우리나라를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는 20개의 좌위를 표준으로 하여 과학수사에 동일하게 활용하고 있다. 비교 샘플의 DNA 프로필이 20개 좌위에서 모두 동일하다면, 비교 샘플이 동일인의 것일 확률이 100%에 가깝다. 이런 이유로 STR 분석법은 과학수사에서 큰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관련 기술이 발전할수록 좌위의 개수도 늘어나 더 ⓔ 정밀한 분석이 가능할 것이다.

 

* 염색대 : 염색체를 염색할 때 발생하는 띠 모양.

 

 

@ 2023학년도 6월 고2 전국연합학력평가 29~32번

(출전) STR 분석법 (재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