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4기 기상청 국민참여기자단 이중호 (from 기상청 공식 블로그)

 

 

 

집중 호우나 우박, 폭설 등과 같은 기상 현상은 재해로 이어질 수 있어 강수량을 예측하여 피해에 대비해야 한다. 최근에는 이중 편파 레이더 관측을 통해 10분마다 강수 정보가 갱신되는 등 보다 신속하고 정확한 기상 관측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중 편파 레이더는 어떻게 기상 현상을 관측하는 것일까? 기본적으로 기상 관측 레이더는 대기 중으로 송신된 전파가 강수 입자에 부딪혀 되돌아오면 수신된 전파를 분석한 후 여러 변수를 산출하여 강수 입자를 분석한다. 이중 편파 레이더 역시 이 원리를 활용하는데, 먼저 송신된 전파와 수신된 전파의 강도를 비교한 값인 반사도를 통해 강수 입자의 대략적인 크기와 개수를 파악한다. 이중 편파 레이더가 송수신하는 전파는 지면과 수평인 방향으로 진동하는 수평 편파와 수직인 방향으로 진동하는 수직 편파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 편파의 반사도를 수평 반사도, 수직 반사도라고 하며 단위로는 데시벨Z(dBZ) 를 사용한다. 이중 편파 레이더의 산출 변수로 사용되는 ⓐ반사도는 수평 반사도를 의미하며, 단위 부피 1m³당 존재하는 강수 입자의 크기와 개수에 비례하여 커진다. 일반적으로 강수 입자가 작고 그 수가 적은 이슬비는 1dBZ 이하의 값을, 강수 입자가 크고 그 수가 많은 집중 호우는 20dBZ 이상의 값을 갖는다. 그런데 우박의 경우 집중 호우와 강수 입자의 크기 및 개수가 달라도 반사도가 집중 호우와 비슷하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반사도만으로는 강수 입자의 종류를 구별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그래서 이를 구별하기 위해서는 다른 산출 변수가 필요하다.

 

우선 강수 입자의 크기와 모양을 알기 위해서 ⓑ 차등반사도를 활용할 수 있다. 차등반사도란 수평 반사도에서 수직 반사도를 뺀 값으로, 강수 입자가 수평으로 더 길면 양의 값을, 수직으로 더 길면 음의 값을 가지며 단위로는 데시벨(dB)을 사용한다. 예를 들어 강수 입자가 큰 집중 호우의 경우, 빗방울이 낙하할 때 받는 공기 저항 때문에 강수 입자가 수평으로 퍼지게 되어 차등반사도가 2dB 이상으로 나타난다. 반면 우박이나 눈이 녹지 않아 순수한 얼음으로 구성된 경우라면 입자의 크기가 커도 수평으로 퍼지지 않으며, 회전 운동을 하면서 낙하하기 때문에 레이더에서는 거의 구형으로 인식되어 차등반사도 값이 0dB인 경우가 많다. 이를 이용하면 집중 호우와 우박의 반사도 값이 비슷해도 기상 현상을 구별할 수 있다. 하지만 강수 입자가 0.3mm보다 작은 이슬비도 공기 저항을 거의 받지 않아 강수 입자가 구형을 유지하기 때문에 차등반사도가 주로 0dB로 나타난다. 따라서 ㉠ 강수 입자의 종류를 구별하려면 반사도와 차등반사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편 비나 우박과 같은 강수 입자의 종류와 강수 입자의 크기를 아는 것만으로는 단위 부피당 강수 입자 개수를 정확히 추정하는 데 한계가 있다. 그래서 차등위상차와 비차등위상차라는 산출 변수를 통해 강수 입자의 개수에 대한 정보를 얻는다. 레이더 전파가 강수 입자에 부딪히면 강수 입자의 크기와 모양에 따라 수평 편파와 수직 편파의 진행 속도가 달라진다. 이에 따라 두 편파의 위상도 달라지는데, 이 위상의 차이를 누적한 값이 바로 ⓒ 차등위상차이다. 단위로는 도(°)를 사용하며, 수평 편파 위상에서 수직 편파 위상을 빼는 방식으로 위상차를 구한다. 전파가 통과하는 강수 입자의 단면 지름이 길어질수록 위상 값이 커지기 때문에 차등반사도와 마찬가지로 강수 입자가 수평으로 더 길면 양의 값을 가지고, 수직으로 더 길면 음의 값을 가지게 된다. 차등위상차는 전파의 진행 방향을 따라 계속 누적되기 때문에 강수 입자가 존재하지 않는 곳에서도 0이 아닌 값이 산출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그리고 특정 관측 범위에서 차등위상차의 변화율을 나타낸 값을 ⓓ 비차등위상차라고 한다. 만약 레이더로부터 5km 떨어진 지점의 차등위상차가 0°이고 10km 떨어진 지점의 차등위상차가 10°라면, 이때 5~10km 구간의 비차등위상차는 차등위상차 변화량 10°를 전파의 왕복 거리 10km로 나눈 1°/km가 된다. 비차등위상차는 차등위상차와는 달리 강수 입자가 존재하는 곳에서만 0이 아닌 값으로 산출되기 때문에 관측하고자 하는 특정 구간의 강수 입자 개수를 보다 정확하게 추정할 수 있다.

 

그런데 눈이 녹아 눈과 비가 함께 내리는 경우처럼 두 종류 이상의 강수 입자들이 혼재되어 있으면 산출 변수 값이 실제 기상 현상보다 크거나 작게 나타나 혼란을 줄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산출 변수가 교차상관계수이다. 교차상관계수는 수평 편파와 수직 편파 신호의 유사도를 나타내는 값으로, 강수 입자들의 크기와 종류가 유사할수록 1에 가까운 값으로 산출된다. 일반적으로 비나 눈이 내릴 때 관측 범위 내에 종류가 같고 크기가 비슷한 강수 입자들이 분포하면 교차상관계수가 0.97 이상으로 높게 나타난다. 하지만 여러 종류의 강수 입자가 혼재된 경우나, 집중 호우처럼 강수 입자의 종류가 같더라도 그 크기가 다양한 경우에는 교차상관계수가 0.97 미만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 2023학년도 7월 고3 전국연합학력평가 14~17번

(출전) 이종호 외, <레이더기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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