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 피에르 알튀세르(Louis Pierre Althusser, 1918-1990)는  프랑스의 마르크스주의 철학자이다. (from 위키백과)

 

 

플라톤은 사물보다 사물의 의미가 미리 존재한다고 보았다. 그래서 그는 사물에는 그것을 만든 ‘제작자’가 부여한 ‘필연적 의미’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보았기 때문에 우리가 사는 세계 역시 제작자가 필연적 의미에 따라 형성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루크테리우스는 세계가 원자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세계는 자발적으로 움직이던 원자들이 우연히 마주쳐 응고되면서 생성되었을 뿐이라고 주장하였다.

 

루크테리우스는 세계가 형성되기 전에는 무수히 많은 원자들이 원자 그 자체의 무게로 인해 서로 평행하게 떨어지는 상태에 있었다고 생각했다. 이때 수직 낙하하던 원자들 중 하나의 원자가 평행 상태가 깨져 거의 느껴지지도 않을 것 같은 미세한 편차로 기울게 되면 결국 옆의 원자와 마주치게 되는데, 이 마주침으로 인해 수많은 원자들이 연속해서 마주치게 되면서 원자들이 응고되고 그 결과 세계가 형성되었다고 본 것이다. 그는 한 원자에서 발생한 미세한 편차를 ‘클리나멘’이 라고 명명했는데, 원자들이 마주치거나 응고하는 방식은 미리 결정되지 않았다고 주장하였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우연의 산물일 뿐이라고 본 것이다. 그러나 제작자가 필연적 의미에 따라 세계를 형성한 것이라는 생각이 서양 철학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루크테리우스의 생각은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한편 기계 발명 및 기술 혁신을 계기로 발생한 산업 혁명 이후 크게 발달한 자본주의는 빈부 격차 현상을 심화시켰고 이는 자본가와 노동자 간의 심각한 대립을 초래하였다. 이에 일부 철학자들은 경제적인 것이 인간 사회의 구조 및 역사 발전 방향을 결정하는 유일한 원리라고 주장하며, 자본가와 노동자의 갈등은 이미 정해진 역사 발전의 수순을 따르는 것에 불과할 뿐이고 자본주의는 곧 인류 역사에서 ⓓ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하지만 알튀세르는 복잡하고 다양한 사회 구조와 인류의 역사 발전 과정을 한 가지 원리로만 해석할 수 없다고 보았다. 또한 그는 루크테리우스의 철학에 영감을 받아 지금까지의 인류 역사의 흐름은 정해진 역사 발전의 수순을 따른 것이 아니라 단지 우연의 결과에 지나지 않을 뿐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는 18세기의 이탈리아가 자본과 기술, 노동력처럼 자본주의가 발생할 수 있는 조건을 ⓔ 갖추었음에도 자본주의가 발생하지 않은 사례를 통해, 많은 요소들이 우연히 마주치고 응고되어야 자본주의가 발생하는 것이지 경제적인 것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만약 이 세계가 선재된 하나의 원리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면, 인간은 이미 방향이 제시된 역사의 흐름을 따르는 존재에 불과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세계 형성의 우연성을 주장한 루크테리우스와 알튀세르의 주장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 ‘새로운 마주침’을 시도함으로써 다른 세계로 나아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 2023학년도 7월 고3 전국연합학력평가 4~9번 (나)

(출전) 루이 알튀세르, <철학과 맑스주의>

 

○ 다음 지문과 함께 출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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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의 '도(道)', 왕충의 '하늘'(2023, 고3,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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