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正祖, 1752-1800). 조선 제22대 왕이며, 대한제국의 추존 황제이다. from 위키백과

 

 

정조는 역대 임금 중 가장 책을 좋아하는 군주였다고 평가받는다. 통치자의 시각에서 이루어진 정조의 독서에서는 실용이 중시되었으며 정조에게 실용적인 책이란 세상을 다스리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 그래서 옛날을 바탕 삼아 오늘을 비춰 보는 거울이 될 수 있다며 역사서에 경전 버금가는 의미를 부여하였다. 그러나 소설은 실용에 무익하고 마음을 방탕하게 한다고 여겨 평생 단 한 권도 읽지 않았다. 정조는 책의 내용만 이 아니라 책의 형태와 책을 읽는 자세까지도 중요하게 생각하여 소매에 넣고 다닐 수 있는 작은 책과 누워서 편히 보도록 설계된 책상을 금하였다.

학문이 도덕과 인륜을 다스리는 데 실제적인 도움을 줘야 한다고 생각했던 정조는 하나의 틀에 매이는 독서를 사법(死法)으로 규정하여 멀리하였고 자신의 필요와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확장해 읽는 독서를 지향하였다. 그래서 경전을 읽을 때 성인의 뜻을 잘 헤아리되 무조건 따라 읽어서는 안 되며, 자신의 필요에 따라 새롭게 해석하여 의문을 제기하고 생활에 쓰일 수 있는 독서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밀히 살피고 밝게 분변하여 심신으로 체득하지 않는다면 날마다 수레 다섯 대에 실을 분량의 책을 암송한다 한들 자신과 무슨 상관이 있겠는 가”라며 자잘하고 세세한 것에 얽매이지 말고 책에 담긴 뜻을 스스로 체득하여 이것을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것이야말로 학문의 기본자세라 보았다.

정조는 독서 방법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를 강조했다. 읽어야 할 책의 내용과 분량을 매일 정해 놓는 것이 좋으며, 많은 책을 읽으려 하기보다 한 권이라도 반복해서 살펴보고 치밀하게 읽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단번에 전체를 모두 알려 하기보다 대요(大要)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며, 책을 혼자서 읽으면 관념에만 머물 위험이 있으므로 토론을 통해 책에서 배운 지식이 타당한지를 돌아보고 생각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하였다. 정조는 책에 대한 이러한 생각을 삶에서도 실천하며 독서를 통해 자기 삶의 물음들에 대한 실질적인 해답을 얻어 나갔다.

 

 

@ 2022학년도 7월 고3 전국연합학력평가 1~3번.

(출전) 박수밀, <탐독가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