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진수'로 검색하면 나오는 현대중공업 (사진: 뉴스와이어)

 

 

선박의 진수란 새로 건조한 배를 처음 물에 띄우는 것을 말한다. 선박 진수에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시설은 드라이 독이다. 드라이 독은 선박 출입이 가능하도록 육상에 직육면체 형태로 땅을 파서 만든다. 바다와 접한 독의 입구에는 독의 외부와 내부를 분리하는 수문을 설치하는데, 수문의 내부는 물을 채 우거나 뺄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이는 부력을 활용하여 수문을 열고 닫기 위한 것이다. 수문에 물을 채워 수중으로 가라앉혀 드라이 독의 입구를 닫고, 독 내부의 물을 모두 퍼내 독 내부가 육상과 같은 상태가 되면, 독 내부에서는 독 외부에서 제작된 선체 구조물을 조립하는 등의 선박 건조가 이루어진다.


진수 작업은 선박 건조가 완료된 상태에서 시작된다. 먼저 독의 수문을 닫은 채 독 내부로 물을 채운다. 처음에는 물을 선박의 흘수보다 약간 깊은 정도까지 채워 선박의 누수나 균형 등을 확인하는데, 이를 1차 진수라고 한다. 흘수는 물에 떠 있는 물체가 수면에 의해 구분되는 면에서 그 물체의 가장 깊은 점까지의 수심이다. 선박의 흘수를 계산하려면 물에 잠겨 있는 물체가 중력에 반해 밀어 올려지는 힘인 부력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 부력의 크기는 물체가 물을 밀어낸 부피만큼의 물의 무게로 이는 ㉠배수량을 의미한다. 따라서 물에 떠 있는 선박은 부력의 크기와 배수량이 같다. 선박의 배수량은 선박 자체의 무게와 화물, 연료 등의 무게를 합한 것으로, 선박의 물에 잠긴 부분의 부피와 밀어낸 물의 단위 부피당 무게를 곱한 값이 된다. 따라서 1차 진수에서 [독 내부로 주입하는 물의 양을 결정하는 기준이 되는 흘수]를 알기 위해서는 먼저 [선박의 물에 잠기게 될 부분의 부피를 계산]해야 한다.

선박의 물에 잠길 부분이 직육면체라면 부피를 계산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하지만 선박은 대부분 유선형이고, 특히 뱃머리인 선수 부분과 배의 뒷부분인 선미 부분은 곡선 형태이기 때문에 선박의 물에 잠길 부분의 부피를 구하는 것이 간단하지 않다. 그래서 이 부피 계산에 사용되는 것이 심프슨 공식이다. 심프슨 공식은 면적을 계산하고자 하는 도형을 여러 개의 작은 사다리꼴로 나누어, 그 사다리꼴의 면적을 계산해 합산함으로써 실제 도형 면적의 근삿값을 구하는 공식이다. <그림>에서 선박의 수직 단면과 유사한 도형 ABCFD의 면적을 계산하려면, 사다리꼴 ABED와 사다리꼴 BCFE의 면적을 계산해 합산하면 된다. 하지만 2개로 구분된 구간을 [가], [나], [다]의 3개의 구간으로 나누어 계산하면 더 정밀한 근삿값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식으로 ㉡횡축 즉 선박의 폭을 여러 개의 구간으로 세분한 후, 이 구간들의 면적을 합산하면 수직 단면적의 근삿값을 더욱 정밀하게 계산할 수 있다.

 

<그림>


이처럼 선박의 수직 단면적을 구하면, 이 수직 단면적에 선박의 길이를 곱해 부피를 구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선박은 그 형태로 인해 수직 단면적이 변화하고, 특히 선수와 선미 부분에서는 변화 폭이 크므로 다시 심프슨 공식을 사용해야 한다. 선박의 물에 잠길 부분의 부피를 구할 때에는 단면적 곡선이 그려진 그래프를 이용한다. 먼저 수평축은 일정한 길이의 구역으로 분할된 선박 측면에서의 위치로, 수직축은 선박의 수직 단면적으로 설정한다. 심프슨 공식을 활용해 각 구역의 특정 지점의 수직 단면적을 구한 후 이를 그래프에 점으로 나타낸다. 그리고 각각의 점을 연결하면 단면적 곡선이 되는데, 심프슨 공식을 이용해 이 곡선 내부의 면적을 구하면 선박의 부피를 추정할 수 있다. 선박의 배수량은 선박의 물에 잠긴 부분의 부피와 물의 단위 부피당 무게를 곱한 값이므로, 선박의 배수량과 물의 단위 부피당 무게를 이용해 선박의 물에 잠길 부분의 부피를 추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흘수를 알아낸다. 1차 진수 시에는 이 흘수를 기준으로 독 내부에 물을 채우게 된다. 1차 진수 결과 선박에 이상이 없으면 독 외부와 내부의 수위가 같아질 때까지 물을 채워 선박을 띄우는데, 이를 2차 진수라고 한다. 이후 선박이 떠 있는 상태에서, 내부의 물을 빼내 떠오른 수문을 독 입구에서 제거하고, 선박을 독 외부로 끌어낸다.

한편 드라이 독은 선박 건조뿐만 아니라 운용 중인 선박의 수리와 점검에도 이용된다. 드라이 독 내부에 선박을 가두고 수문을 막은 후 독 내부의 물을 빼 독 내부가 육상과 같은 상태가 되면 수리와 점검을 실시한다. 그리고 작업이 종료된 선박은 다시 진수의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운용 중인 선박은 화물과 연료가 실려 있어 처음 진수할 때와 비교해 배수량에 차이가 생겨 선박의 흘수도 처음 진수할 때와 달라지게 된다.


@ 2021학년도 10월 고3 전국연합학력평가 5~10번.

(출전) 박승균, ‘선박의 진수와 드라이 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