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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가능 인구’는 경제 활동에 참여할 의사와 능력이 있는 ‘경제 활동 인구’와 육아, 가사, 취학, 취업 준비 등의 이유로 경제 활동에 참여할 의사나 능력이 없는 ‘비경제 활동 인구’로 구분한다. 경제 활동 인구는 현재 직업에 종사하고 있는 ‘취업자’와 일할 능력과 의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4주 동안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실업자’로 나뉜다.

 

경제 활동 인구 중에서 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실업률’은 국가 경제를 드러내는 지표의 하나로, 보통 실업률이 낮으면 고용 상황이 매우 좋은 것으로 인식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1주간 1시간 이상 수입을 목적으로 일을 한 사람을 취업자로 보기 때문에 이에 해당하는 부업 노동자나 일용직 노동자도 모두 취업자에 해당한다. 또한 능력이 있으나 지난 4주 동안 구직 활동을 하지 않고 구직 활동을 포기한 사람인 ‘구직단념자’는 비경제 활동 인구로 분류되어 실업자에 포함되지 않는다. 따라서 실업률만으로는 정확한 고용 상황을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최근에는 노동 가능 인구 중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고용률’을 더 중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국가 경제에서 실업률이 높고 고용률이 낮으면 실업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원인에 따른 실업 형태를 파악해 볼 필요가 있다. 실업은 크게 ‘수요 부족 실업’과 ‘비수요 부족 실업’으로 나눌 수 있는데 수요 부족 실업이란 어떤 경제의 노동력에 대한 총수요가 전체 노동력을 고용할 수 있을 만큼 크지 않을 때 발생하는 실업이며 그것의 단기적 현상이 경기적 실업이다. 즉, 경기적 실업이란 경기 침체로 인한 기업의 인원 감축의 결과로 발생하는 비자발적 실업인 것이다. 비수요 부족 실업에는 마찰적 실업, 구조적 실업 그리고 계절적 실업이 있다. 마찰적 실업이란 노동자들이 이사나 이직 등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과정에서 고용 정보의 불충분으로 인해 발생하는 자발적 실업으로 경제 상황과 관계없이 항상 일정 수준만큼은 나타난다. 구조적 실업은 빈 일자리와 실업이 공존하더라도 생산 설비 자동화와 같은 기술 혁신에 따라 산업 구조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수요자가 요구하는 기술을 가진 노동자가 부족하거나 노동자의 지역 간의 이동이 불완전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구조적 실업은 노동력에 대한 총수요가 증가하더라도 수요자가 요구하는 기술 수준을 노동자가 갖추지 못하면 사라지지 않고 장기화되는 경향이 있다. 계절적 실업이란 농림․어업, 관광업 등에서 특정 계절에 일시적으로 실업자가 증가하는 것과 같이 계절의 변화로 인해 특정 시기에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실업을 말한다. 

 

<그림>

 

실업의 원인은 다양하기 때문에 실업의 형태를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빈 일자리와 실업 간의 관계 보여 주는 베버리지 곡선을 활용하면 수요 부족 실업과 비수요 부족 실업을 구분할 수 있다. 다음의 <그림>에서 가로축은 실업자 수(U)를, 세로축은 충원되지 않은 빈 일자리 수인 결원 수(V)를 나타낸다. 이 <그림>에서 두 가지 변수 사이의 관계를 나타내는 곡선이 우하향하고 있는 것은 결원 수가 감소하면 실업자 수가 증가하고 그 역도 또한 성립한다는 것을 나타낸다. <그림>의 원점에서 45°로 나간 직선 F는 베버리지 곡선 B1과 t에서 만나고 있다. 이 t는 실업자 수와 결원 수가 동일해 모든 실업자가 고용될 수 있는 완전 고용 상태에 해당한다. 현재 노동 시장의 상황을 A라 할 때, 수요 부족 실업의 경우 노동자 수에 비해 빈 일자리가 부족하여 발생한 것이므로 이론적으로는 UA에서 VA를 빼면 A에서의 수요 부족 실업자 수를 알 수 있게 된다. 그런데 VA는 U1과 동일하므로 결국 UA에서 U1을 뺀 ㉮를 수요 부족 실업자 수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경기 부양 대책으로 수요 부족 실업을 해소하여 결원 수를 증가시키더라도 B1의 완전 고용 수준인 t에 대응하는 Ut까지만 실업자 수가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실질적인 수요 부족 실업자 수는 UA에서 Ut를 뺀 ㉯가 되고 경기가 좋아져서 취업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업 상태에 놓여 있는 ㉰에 해당하는 실업자는 마찰적 실업과 구조적 실업과 같은 비수요 부족 실업자로 보아야 한다.

 

또한 실업자 수와 결원 수가 동시에 증가하면 B1에서 B2로 베버리지 곡선 자체가 이동하게 된다. 이 경우는 노동 시장에서 결원 수가 높아지고 있음에도 실업이 증가하는 것으로 노동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 정도가 높아져 비수요 부족 실업자 수가 증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처럼 베버리지 곡선을 활용하면 수요 부족 실업과 비수요 부족 실업을 구분하여 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할 수 있다.

 

*노동 가능 인구: 노동력의 관점에서 군인과 수감자를 제외하고 경제 활동이 가능한 만 15세 이상의 인구.

 

 

― (출전) 배무기, <노동 경제학>

@ 2018학년도 7월 고3 전국연합학력평가, 33~37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