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by Jakob Owens on Unsplash


기존 기술과 새로운 기술의 경쟁과 대체 과정을 S 곡선으로 설명하는 이론이 있다. 그림에 나타난 S 곡선은 기술의 수준 및 원가 경쟁력이 시간의 경과와 지속적인 투자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보여준다.


시장의 입지를 확보한 기존 기술은 그림에서 왼쪽에 위치하며 경쟁 기술을 나타내는 S곡선은 오른쪽에 위치한다. 기존 기술의 수준이 시간의 경과에 따라 어떻게 변해왔는지 곡선의 모양에 주목해야 한다. 이 곡선은 처음에는 가파르게 상승하다가 시간이 흐를수록 완만하게 상승한다. 경쟁 기술이 처음 등장할 때(T1) 기존 기술은 많은 발전을 이루어 성숙기에 다다른 상태이다. 성숙기에 이르면 기술 수준의 개선 속도가 현저히 둔화된다. 그 이유는 일정한 기간 동안에 개선이 반복되면서 원가 절감과 기술 수준 향상의 기회를 대부분 사용해 버렸기 때문이다.


한편, 경쟁 기술은 기존 기술과 비교했을 때 일반적으로 조악한 편이며, 미해결 문제도 많이 남아 있다(T1 부근). 이러 한 약점 때문에 기존 기술에 기반을 둔 기업들은 경쟁 기술을 위협적이지 않은 것으로 간주한다. 고객들 역시 경쟁 기술의 수준이 떨어지고 가격도 높기 때문에 당분간은 이를 무시한다. 조지 이스트맨이 19세기 후반에 개발한 카메라용 롤필름은 당시의 표준 기술이었던 화학 코팅 유리판이 만들어 내는 뛰어난 영상 수준에 전혀 미치지 못했다. 따라서 사진 전문가는 물론 아마추어까지 롤필름을 완강히 거부했다. 


그러나 경쟁 기술의 초기 문제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해결된다. 제조 공정을 개선하고 대량 생산 체제를 갖추면 서 원가도 떨어진다. 즉, 경쟁 기술의 수준이나 원가는 처음에는 개선의 속도가 느리지만 점점 그 가속도가 붙는다. 특정 시점(T2)에 이르면 경쟁 기술은 기존 기술의 수준과 원가를 모두 따라잡는다. 그리고 기존 기술과 달리 경쟁 기술은 개선 될 기회가 여전히 많다. 꾸준히 개선된 경쟁 기술은 마침내 기존 기술을 밀어내고 주역을 차지한다. 오늘날 롤필름 사진 은 다시 예상치 못한 새로운 기술인 디지털 영상의 도전을 받고 있다. 롤필름은 개선의 한계에 이른 상태이지만, 디지털 영상은 지속적인 기술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고 실제로 그런 일이 이미 발생하고 있다.


경쟁 기술은 처음부터 기존의 기술과 전면적으로 대적할 수는 없다. 그 대신 경쟁 기술은 그 가치를 인정하는 선도 사 용자를 파고든다. 예를 들면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엔진 기술 은 혁신적인 것이었지만, 이것이 처음 등장했을 때 고속 주행 의 성능은 없었다. 그러나 연비와 생태계에 관심이 많은 일부 운전자는 전통적인 성능상의 특징을 문제 삼지 않았다. 이 고 객들은 신기술의 위험과 비싼 차량 가격도 꺼려 하지 않았다. 현재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S 곡선 이론에 따라 성능과 원가의 개선이 이루어지면서 실제 판매량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가까운 장래에 이것은 새로운 기술이 어떤 방법으로 기존 기술을 몰아냈는지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가 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