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물리학에서 시간의 특성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창안한 사람은 아인슈타인이다. 그는 특수 상대성 이론을 발표하면서 시간과 공간이 사슬처럼 서로 맞물려 있다고 가정했다. 여기서 ‘특수’라는 말은 ‘특별하다’는 뜻보다는 매우 한정된 경우, 즉 ‘움직이는 물체의 속도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경우’를 의미한다.


이 이론에서는 ‘빛의 속도는 우주 어디서나 동일한 상수 c이다.’라는 전제 조건을 설정한다. 만일 당신이 자동차를 타고 시속 100킬로미터로 달리다가 차의 전조등을 켰다면, 그 빛의 속도는 시속 100킬로미터+c가 아니라 여전히 c라는 것이다. 즉, 빛의 속도는 광원이나 관측자의 운동 상태와 무관한 범우주적 상수이다.


빛의 속도의 불변성으로부터 얻어지는 가장 흥미로운 결과는 시간의 흐름이 상대적이라는 것이다. 아래 그림과 같이 이동하는 우주선 내부에서 영희가 빛 시계를 관찰하고, 민수는 정지해 있는 행성에서 이 우주선의 빛 시계를 관찰하는 상황을 가정해 보자. 여기서 빛 시계란 거울을 사이에 두고 빛이 왕복하도록 만든 가상의 시계를 말한다. 만일 우주선 내부에 있는 영희가 보는 빛 시계에서 빛이 한 번 왕복을 했다고 할 때, 행성에 있는 민수의 눈에는 그 빛의 움직임이 어떻게 보일까?



빛 시계에서 빛이 한 번 상하로 왕복할 때 민수의 눈에는 그 빛이 우주선과 함께 움직이는 것으로 관찰될 것이다. 이때 빛은 A→B→C의 경로로 움직이게 되므로 결과적으로 영희가 관찰한 것보다 더 긴 거리를 이동한 셈이 된다. 특수 상대성 이론의 전제 조건에 따르면 빛의 속도는 일정하므로 민수는 우주선의 빛 시계가 한 번 왕복하는 데 걸린 시간을 영희보다 더 길게 측정하게 된다. 따라서 정지한 관찰자가 운동하는 관찰자를 보면 상대편의 시간이 느리게 가는 것으로 관찰되는데, 이것을 시간의 팽창이라고 한다. 이러한 시간 팽창 효과는 물체의 속도가 광속에 견줄 만큼 빨라야 눈에 띄게 나타난다.


― 마이클 브룩스, 『시간의 팽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