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어떤 물질을 통과하는 것을 투과라 한다. 아래 그림처럼 빛이 한 매질로부터 다른 매질로 들어갈 경우 빛은 입사광선과 입사점의 경계면에서 수직으로 세운 법선을 기준으로 꺾이게 되는데, 이를 굴절이라 한다. 이때 빛은 밀도가 작은 매질에서 큰 매질로 투과할 때는 감속하며 법선 쪽으로 꺾이지만, 밀도가 큰 매질에서 작은 매질로 투과할 때에는 반대 방향으로 꺾인다. 대기권의 밀도가 우주 공간보다 크기 때문에 빛이 대기권에 진입할 때는 대기권 안으로 꺾여 들어온다. 이를 통해 여러 가지 자연 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



우선, 밤에 보이는 별은 실제보다 높은 고도에 있는 것처럼 보이게 된다. 지구 대기는 지표면에 가까울수록 그 위에 있는 상층 대기의 무게에 의해 압축되기 때문에, ㉠지표면에 가까워질수록 빛이 굴절되는 정도는 커지게 된다. 이런 이유로 별빛은 지구 대기의 아래로 내려올수록 그 경로가 더 꺾이게 된다. 하지만 사람의 눈은 빛이 굴절되는 것을 볼 수 없기 때문에, 별빛이 어떤 방향으로부터 오는 것으로 보이면, 별도 그 방향에 있는 것으로 인지하게 된다. 그래서 지상의 관측자는 별빛이 대기층에 들어올 때의 고도보다 더 높은 곳에 있는 것처럼 별을 보게 되는 것이다. 굴절의 정도는 별의 위치가 지평선에 가까울수록 커져서, 수평 방향으로 들어오는 별빛의 경우에는 굴절각이 약 0.6°에 달한다.


같은 원리로 태양도 실제보다 일찍 뜨는 것처럼 보이게 된다. 태양이 지평선과 이루는 각도가 4°일 때는 90°일 때보다 태양 빛은 12배나 더 두꺼운 대기층을 통과하게 되어, 일출 때 태양 빛의 굴절은 최대가 된다. 태양의 중심이 지평선을 통과하는 때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대략 2분 정도 더 빨리 뜨는 것처럼 보이게 된다. 반대로 일몰 때는 2분 정도 더 늦게 지는 것처럼 보이게 된다.


또한 일정한 밝기로 빛나는 별은 대기권에서의 빛의 굴절로 인해 우리 눈에는 반짝이는 것처럼 보이게 된다.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빛은 밀도 차가 있는 대기층의 경계면에서 굴절해서 입사하지만, 각각의 대기층에서도 대기 상태가 안정되지 못하면 대기의 밀도가 고르지 못하게 되어 별빛은 지속적으로 상하좌우로 굴절되는데, 이러한 이유로 별이 일정하게 은은히 빛나지 못하고 계속 깜박거리는 것처럼 보이게 된다. 바람이 부는 날일수록 별이 더 반짝이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 민경덕, 『빛, 색 및 대기 과학』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