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효과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와 존재하는 경우의 수요곡선


특정 상품에 대한 어떤 사람의 수요가 다른 사람들의 수요에 의해 영향을 받는 것을 네트워크효과(network effect)라고 말한다. 이러한 네트워크효과에는 유행효과와 속물효과가 있다.


어느 한 상품이 유행하게 되면 다른 사람들도 그 상품을 구입하려는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렇게 소비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이 물건을 사는 것에 영향을 받아 그 물건을 구입하게 되는 것을 유행효과라고 한다. 예를 들어 유행효과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A 게임기의 가격이 20만 원일 때 5천 대, 15만 원일 때 6천 대로 수요량이 변한다고 한다. 그런데 유행효과가 존재하는 경우, 20만 원이었던 A 게임기의 가격이 15만 원으로 하락했을 때 게임기의 수요량이 6천 대가 아닌 8천 대로 늘어난다고 하자. 이는 가격이 떨어짐에 따라 게임기를 사려는 사람이 늘어나게 되고, 이들의 소비가 다른 사람들의 소비에 영향을 미쳐 새로운 소비가 창출된 결과, 수요량의 증가폭이 더욱 커지게 된 것이다. 이러한 유행효과는 유행에 민감한 소비자들이나 연예인을 동경하는 소비자들에게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와는 달리, 어떤 상품을 소비할 때 소수만이 소유하기를 바라는 심리가 ㉠깔려 있는 경우, 그 상품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그 상품을 구입하지 않으려는 사람들도 생기게 된다. 이렇게 소비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이 물건을 사는 것에 영향을 받아 그 물건을 구입하지 않게 되는 것을 속물효과라 한다. 예를 들어 속물효과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B 손목시계 가격이 3백만 원에서 1백만 원으로 하락했을 때 수요량이 1천 개 더 늘어난다고 한다. 그런데 속물효과가 존재하는 경우, B 손목시계의 가격이 1백만 원으로 하락했을 때 수요량의 증가폭이 5백 개에 그쳤다고 하자. 이는 가격 하락으로 인해 수요량이 증가하게 되어 남들과 차별화하고자 하는 심리가 충족되지 못해 그 상품을 사지 않겠다는 사람이 생겨나므로, 결과적으로 수요량의 증가폭이 감소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속물효과는 상품의 희소성이 약화될 때 나타나기 때문에, 판매자들은 높은 희소성을 유지하기 위해 가격 할인이나 적극적인 판촉 활동을 자제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이 다른 소비자들과 독립적으로 소비를 결정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위의 두 경우와 같이 여러 사람의 수요가 상호의존적으로 영향을 주고받기도 한다.


― 이준구, 「미시경제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