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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대 이동통신 시대로 들어서면서 2세대와 다른 특성 중 우리에게 ⓐ낯설게 다가오는 것은 바로 USIM(범용 가입자 식별 모듈)이다. 이것은 3세대 이동통신 단말기에 필수적으로 삽입해야 하는 손톱만한 크기의 칩으로, 3세대 단말기에 USIM 칩만 갈아 끼우면, 정보의 손실 없이 여러 개의 단말기를 이용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휴대전화 가입자 관리 및 인증 역할을 수행하는 USIM은 소형 CPU와 메모리로 구성된다. CPU는 사용자를 식별하고, 네트워크 인증을 위한 키 값을 비교․연산하는 암호화 기능을 담당하며, 메모리는 각종 개인 정보 및 상용 메시지를 저장하고, 각종 부가 서비스를 위한 저장 공간으로 이용된다. 메모리에는 신용카드나 교통카드, 멤버십카드 등의 기능을 넣을 수 있으며, 특히 ‘오버 디 에어(OTA: Over the air)'라는 기술을 통해 뱅킹이나 카드 서비스 승인만 받으면 별도의 다른 칩을 발급받을 필요 없이 무선으로 서비스를 휴대전화에 탑재할 수 있다.


USIM 저장 용량은 144KB로, 이 중 30KB 정도가 부가 서비스를 탑재하는 데 사용된다. 이론상으로는 현재 카드화된 모든 서비스를 탑재할 수 있으며, 과거 모바일 뱅킹 서비스용 칩의 저장 용량이 16KB였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기술 발전이 이루어진 셈이다. USIM 저장 공간은 향후 기가바이트(GB) 단위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어 탑재되는 서비스도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러한 USIM이 우리의 삶에 미치는 영향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이동통신이 등장하면서 휴대전화는 통화, 단문메시징서비스, 데이터 전송 등 무선을 통한 온라인 일변도의 서비스만을 제공해 왔다. 반면 USIM은 휴대전화를 더 이상 온라인에만 머무르게 하지 않고, 오프라인으로 그 기능을 확대시키고 있다. 즉 휴대전화는 의사소통의 도구를 넘어서 생활도구로 그 영역을 확대시키는, 새로운 시대의 ‘마중물’이 되고 있다.


특히 금융 결제뿐만 아니라 교통 요금 결제, 멤버십 및 쿠폰 이용 등 지갑에 있는 모든 카드를 하나로 통합하는 USIM의 원칩 멀티 펑션(One Chip Multi Function)은 보다 편리한 삶을 제공할 것이다. 이런 일들이 아직은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미 이동통신사와 17개의 시중은행, 금융결제원 등이 협력하여 USIM 뱅킹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3세대 휴대전화 이용자는 금융기관에 서비스를 신청하여 인증 절차를 거친 후, 이동통신사에서 금융 프로그램을 내려받아 개인 계좌를 휴대전화에 직접 입력만 하면 ‘유비터치’라는 USIM 뱅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