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2021 (28)

독서/기술

데이크스트라의 '철학자의 만찬 문제'(2021, 고3, 7월)

컴퓨터 과학자 데이크스트라가 고안한 ‘철학자의 만찬 문제’는 컴퓨터 내에서 여러 프로세스*가 서로 점유하고 있는 자원을 얻기 위해 상대방의 작업이 끝나기만을 기다리며 대기하는 ‘교착 상태’와 특정 프로세스가 원하는 자원을 계속 할당받지 못하는 ‘기아 상태’에 대한 대표적인 예시로 활용된다. 처럼 다섯 명의 철학자(P₁~P₅)가 앉아 있는 자리 왼쪽에 포크(f₁~f₅)가 각각 하나씩 놓여 있다고 하자. 가운데 놓인 스파게티를 덜어 오기 위해서 철학자는 양옆의 포크를 동시에 이용해야 하며, 다른 철학자가 사용 중인 포크는 사용할 수 없다. 또 모든 철학자 Pₙ이 왼쪽의 포크 fₙ을 먼저 든 다음 오른쪽 포크 fₙ₊₁을 들어서 스파게티를 가져오기로 약속했을 때, 스파게티를 가져오기 위해 모든 철학자가 동시에 ..

독서/과학

중합 효소 연쇄 반응(PCR)(2021, 6월모평)+

1993년 노벨 화학상은 중합 효소 연쇄 반응(PCR)을 개발한 멀리스에게 수여된다. 염기 서열을 아는 DNA가 한 분자라도 있으면 이를 다량으로 증폭할 수 있는 길을 열었기 때문이다. PCR는 주형 DNA, 프라이머, DNA 중합 효소, 4종의 뉴클레오 타이드가 필요하다. 주형 DNA란 시료로부터 추출하여 PCR 에서 DNA 증폭의 바탕이 되는 이중 가닥 DNA를 말하며, 주형 DNA에서 증폭하고자 하는 부위를 표적 DNA라 한다. 프라이머는 표적 DNA의 일부분과 동일한 염기 서열로 이루 어진 짧은 단일 가닥 DNA로, 2종의 프라이머가 표적 DNA의 시작과 끝에 각각 결합한다. DNA 중합 효소는 DNA를 복제 하는데, 단일 가닥 DNA의 각 염기 서열에 대응하는 뉴클레오 타이드를 순서대로 결합시켜..

독서/사회

체사레 베카리아의 형벌론(2021, 6월모평)

1764년에 발간된 체사레 베카리아의 『범죄와 형벌』은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형벌에 관한 논리 정연하고 새로운 주장들에 유럽의 지식 사회가 매료된 것이다. 자유와 행복을 추구하는 이성적인 인간을 상정하는 당시 계몽주의 사조에 베카리아는 충실히 호응하여, 이익을 저울질할 줄 알고 그에 따라 행동하는 존재로서 인간을 전제하였다. 사람은 대가 없이 공익만을 위하여 자유를 내어놓지는 않는다. 끊임없는 전쟁과 같은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자유의 일부를 떼어 주고 나머지 자유의 몫을 평온하게 ⓐ누리기로 합의한 것이다. 저마다 할애한 자유의 총합이 주권을 구성하고, 주권자가 이를 위탁받아 관리한다. 따라서 사회의 형성과 지속을 위한 조건이라 할 법은 저마다의 행복을 증진시킬 때 가장 잘 준수되며, 전체 복리를 ..

독서/독서이론・언어

특정 주제를 깊이 있게 탐구하기 위한 독서(2021, 6월모평)

특정 주제를 깊이 있게 탐구하기 위한 독서는 지식을 습득하고 이를 비판적ᆞ종합적으로 탐구하는 독서이다. 이러한 독서는 목차나 책 전체를 훑어보아 글의 전체 구조를 파악하고, 필요한 부분을 찾아 중점적으로 읽을 내용을 선별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이어 독자는 글 표면에 드러난 내용을 정확하고 충분하게 읽기, 글 이면의 내용을 추론하고 비판하며 읽기, 여러 관점을 비교하고 종합하며 읽기와 같은 방법을 적절히 조합하여 선별한 내용을 읽게 된다. 위 과정에서 독자는 자신의 배경지식과 새로이 얻은 지식을 통합하여 의미를 구성한다. 그런데 이렇게 개인의 머릿속에서 구성된 의미는 다른 사회 구성원들과의 상호 작용을 거쳐 재구성 된다. 따라서 특정 주제를 깊이 있게 탐구하기 위한 독서의 의미 구성은 개인적 차원뿐 아..

독서/인문

자연 현상과 인간사를 인과 관계로 설명한 - 재이론(2021, 6월모평)

자연 현상과 인간사를 인과 관계로 설명하는 동아시아의 대표적 논의는 재이론(災異論)이다. 한대(漢代) 의 동중서는 하늘이 덕을 잃은 군주에게 재이를 내려 견책한다는 천견설과 인간과 하늘에 공통된 음양의 기(氣)를 통해 하늘과 인간이 서로 감응한다는 천인감응론을 결합하여 재이론을 체계화하였다. 그에 따르면 군주가 실정(失政)을 저지르면 그로 말미암아 변화된 음양의 기를 통해 감응한 하늘이 가뭄과 홍수 일식과 월식 등 재이를 통해 경고를 내린다. 이때 재이는 군주권이 하늘로부터 비롯된 것임을 입증하는 것이자 군주의 실정에 대한 경고였다. 양면적 성격의 재이론은 신하가 정치적 논의에 참여할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하였고 재이가 발생하면 군주가 직언을 구하고 신하가 이에 응하는 전통으로 구체화되었다. 하지만 동중서..

독서/인문

새먼의 과정 이론(2021, 6월모평)

근대 이후 서양의 철학자들은 과학적 세계관이 대두하면서 이전과는 달리 인과를 물리적 작용 사이의 관계로 국한하려는 경향을 보였다. 문제는 흄👤이 지적했듯이 인과 관계 그 자체는 직접 관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원인과 결과에 해당하는 사건만을 관찰할 수 있을 뿐이다. 가령 “추위 때문에 강물이 얼었다.”는 직접 관찰한 물리적 사실을 진술한 것이 아니다. 그래서 인과가 과학적 개념인지에 대한 의심이 철학자들 사이에 제기되었다. 이에 인과를 과학적 세계관에 입각하여 이해하려는 시도가 새먼👤의 과정 이론이다. 야구공을 던지면 땅 위의 공 그림자도 따라 움직인다. 공이 움직여서 그림자가 움직인 것이지 그림자 자체가 움직여서 그림자의 위치가 변한 것은 아니다. 과정 이론은 이 차이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과정은 ..

독서/기술

디지털 이미지 압축 기술(2021, 고3, 4월)

디지털 이미지는 사진이나 그림을 디지털 형태로 표현한 것을 말한다. 이러한 디지털 이미지는 최소 단위의 점인 화소로 구성되며, 각 화소에는 밝기나 색상 등을 나타내는 값이 부여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화소의 수가 많을수록 해상도는 높아지지만 대신 저장되는 데이터의 용량은 커지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디지털 이미지를 효율적으로 저장하고 전송하기 위해서는 데이터의 용량을 줄여 주는 디지털 이미지 압축 기술이 필요하다. 디지털 이미지 압축 기술에는 ㉠무손실 압축과 ㉡ 손실 압축이 있다. 무손실 압축은 압축 과정에서 데이터를 손실시키는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 압축이 진행되기 때문에 압축 효율은 떨어지지만, 원본과 동일한 이미지로 복원이 가능하다. 반면 손실 압축은 중복되거나 필요치 않은 데이터를 제거하여 원본과 동..

독서/예술

비어즐리가 말하는 미적 대상(2021, 고3, 4월)

비어즐리👤는 미적 대상이란 예술 작품의 속성 중 올바르게 감상되고 비평될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미적 대상이 감상자의 주관적 태도에 의해서 규정될 수 없다고 말하며, 오직 예술 작품 자체의 속성들에 근거하여 미적 대상을 규정할 수 있다는 객관주의적 입장을 ⓑ취한다. 그래서 그는 ‘구분의 원리’와 ‘지각 가능성의 원리’를 통해 예술 작품에서 미적 대상이 될 수 없는 것들을 미적 대상에서 배제한다. 먼저 비어즐리는 구분의 원리를 제시하며, 예술가의 의도를 예술 작품의 미적 대상으로 생각하는 입장에 반대한다. 그는 예술 작품의 속성이 미적 대상이 되려면 그 예술 작품과 구분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전제한다. 그래서 그는 예술 작품과 구분되는 예술가의 의도는 예술 작품의 속성이 될 수 없어 미적 대상..

독서/예술

스톨니츠가 말하는 미적 태도(2021, 고3, 4월)^

스톨니츠👤는 우리가 미적 태도로 지각하는 모든 대상은 미적 대상이 된다고 주장한다. 이때의 미적 태도는 어떤 대상을 유용성에 근거해서 바라보는 실제적 지각 태도와 다르다. 그가 말하는 미적 태도는 그것이 예술 작품이든 아니든, 감상자가 지각하는 대상 자체를 ‘무관심적’이면서 ‘공감적’으로 ‘관조’하는 태도이다. 스톨니츠가 말하는 미적 태도에서의 ‘무관심적’이라는 것은 대상에 대해 관심이 없는 ‘비관심적’과는 다르다. 무관심적이라는 것은 대상을 사용하거나 조작하여, 무엇을 ⓐ 취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대상을 바라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무관심적이라는 것은 대상에 대해 어떤 이해관계를 떠나, 보이고 느껴지는 대로 관심을 가지고 본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사과를 볼 때, 어떤 지식이나 수익을 ..

독서/사회

형사소송법에서의 증거능력과 증명력(2021, 고3, 4월)

형사소송법은 범죄사실은 증거에 의해 인정되어야 하며 범죄 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를 증거재판주의라 한다. 이는 법관의 자의적인 사실 인정이 허용될 수 없다는 것으로, 공평하고 객관적인 형사재판을 가능하게 하는 전제가 된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증거는 형사소송법 체계에서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형사소송법은 증거의 증거능력과 증명력을 구별하고 있다. 먼저 증거능력이란 어떤 증거가 증명의 자료로 사용될 수 있는 법률상의 자격을 말한다. 증거능력이 있는 증거는 법정에서 주요한 사실 인정의 자료로 이용되어 이를 바탕으로 유죄 판결이 내려질 수 있다. 증거능력이 없는 증거는 원칙적으로 사실 인정의 자료로 쓰일 수 없다. 증거능력의 요건은 법률에 의..

독서/인문

동양 철학의 인식론(2021, 고3, 3월)^

동양에서는 인식론을 거론할 때, 흔히 주자👤의 격물(格物)과 치지(致知)를 거론한다. 격물의 기본 의미는 구체적 사물에 나아가 그 극한에까지 사물의 이치인 리(理)를 탐구해야 한다는 뜻이다. 치지란 나의 지식을 극한까지 ⓒ연마하고 확장하여 앎의 내용에 미진한 바가 없는 것을 의미한다. 주자는 사람의 마음은 앎이 있지 않음이 없어서 격물을 통하여 마음속에 본디 있던 앎을 밝혀내면 치지에 도달한다고 보았다. 이것이 바로 유가 철학의 전통적인 격물론이다. 주자의 영향을 받은 퇴계👤는 기본적으로는 그의 입장을 계승했다. 당초 퇴계는 격물을 추구한 결과의 상태, 즉 물리가 전부 파악된 경지를 뜻하는 물격(物格)을 ‘물에 격한’ 것으로 보았다. 이는 물을 인식 대상으로 보고 인식 주체인 사람의 마음이 대상에 이른다..

독서/인문

서구 철학의 인식론(2021, 고3, 3월)^

서구 철학 전통에서는 앎, 즉 지식을 ‘정당화된 참인 믿음’이라고 파악한다. 참인 믿음을 갖는 것만으로 지식을 가졌다고 말하기에 불충분한 이유는 우리가 어쩌다 참인 믿음을 가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논의는 어떤 믿음이 참이라고 생각할 만한 충분한 이유나 근거를 가질 때 비로소 그 믿음이 인식적으로 정당화된다는 것을 보여 준다. 전통적인 인식론에서는 명제 P가 실제로 참이며, 인식 주체 S가 P를 믿고 있고, S는 P라는 그의 믿음에 대해 정당한 이유나 근거를 가지고 있을 때, S는 P라는 것을 안다고 할 수 있다고 본다. 즉 정당성, 참, 믿음이라는 세 가지 요소가 ⓐ충족된다면 우리가 지식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서구의 전통적인 인식론에서 널리 받아들여지던 지식의 세 가지 요소가 지식의 필요..

독서/사회

법률 행위의 해석(2021, 고3, 3월)

민법에서 법률 행위는 의사 표시를 필수적 요소로 하여 법률 효과를 발생시키는 행위로 유언이나 계약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의사 표시는 일정한 법률 효과의 발생을 목적으로 하는 의사를 표시하는 것인데, 표시 행위에는 말이나 글뿐만 아니라 머리를 끄덕이거나 손을 드는 것과 같은 동작이나 침묵 등도 포함된다. 법률 행위에서 의사를 표시한 사람인 표의자의 진의와 표시된 의사가 명백하게 일치하여 이론의 여지가 없을 경우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표의자의 의사가 불분명한 경우나 의사 표시를 받아들이는 상대방인 표시 수령자가 표의자의 의사 표시를 표의자의 진의와 다르게 받아들이게 되는 경우 등이 발생하면 법률 행위의 해석이 필요하다. 법률 행위의 해석은 법률 행위의 내용을 확정하는 것으로, 법률 행위의 성립과 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