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상이 있는 국숫집에 갔다 ㉢ 붐비는 국숫집은 삼거리 슈퍼 같다평상에 마주 앉은 사람들 세월 넘어온 친정 오빠를 서로 만난 것 같다 국수가 찬물에 헹궈져 건져 올려지는 동안 쯧쯧쯧쯧 쯧쯧쯧쯧, ㉣ 손이 손을 잡는 말눈이 눈을 쓸어주는 말병실에서 온 사람도 있다 식당 일을 손 놓고 온 사람도 있다 사람들은 평상에만 마주 앉아도 마주 앉은 사람보다 먼저 더 서럽다 세상에 이런 짧은 말이 있어서세상에 이런 깊은 말이 있어서 국수가 찬물에 헹궈져 건져 올려지는 동안㉤ 쯧쯧쯧쯧 쯧쯧쯧쯧, 큰 푸조나무 아래 우리는 모처럼 평상에 마주 앉아서 ― 문태준, 「평상이 있는 국숫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