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선은 바로 길을 떠나 먼저 해주로 들어가면서 여러 읍의 일을 차례차례 남모르게 염탐하였다. 한 주점에 들어가니 어떤 사람들이 술을 먹으면서 서로 걱정하면서 말하였다. “해주는 운남도 도적 때문에 봉물이 마음대로 오가지 못하는구나. 그 놈들을 어찌 하여야 잡을 수 있겠느냐? 세상에 참혹 한 일도 있도다. 모년 모일에 강릉의 이 감사가 벼슬살이를 옮겨 갈 적에 그 놈들에게 재물을 탈취당하고 나는 간신히 살아왔노라. 그러니 그 놈들을 잡으면 만백성에게 적선하는 일일 것이다. 이번에 급제한 사람이 운남도 도적의 아들이라 하니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도적놈의 자식이 급제해서 무엇을 하겠는가?” 어사가 들으니 자신에 대한 말인지라, 이에 생각하기를, ‘운남도 도적이란 말은 내가 아직 듣지 못한 바이지만, 만약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