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진화론 (10)

독서/과학

동물의 눈동자 모양은 왜 다를까?(2017, 고2, 9월)

동물들은 홍채에 있는 근육의 수축과 이완을 통해 눈동자를 크게 혹은 작게 만들어 눈으로 들어오는 빛의 양을 조절하므로 눈동자 모양이 원형인 것이 가장 무난하다. 그런데 고양이와 늑대와 같은 육식동물은 세로로, 양이나 염소와 같은 초식동물은 가로로 눈동자 모양이 길쭉하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일까? 육상동물 중 모든 육식동물의 눈동자가 세로로 길쭉한 것은 아니다. 주로 매복형 육식동물의 눈동자가 세로로 길쭉하다. 이는 숨어서 기습을 하는 사냥 방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세로로 길쭉한 눈동자가 사냥감과의 거리를 정확히 파악하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매복형 육식동물은 양쪽 눈으로 초점을 맞춰 대상을 보는 양안시로, 각 눈으로부터 얻는 영상의 차이인 양안시차를 하나의 입체 영상으로 재구성하면..

독서/과학

해밀턴의 ‘포괄 적합도 이론’(2019, 고2, 6월)+

고래의 유선형 몸매나 북극곰의 흰색 털처럼 주어진 환경에 어울리는 생물학적 ‘적응’은 어떻게 일어났을까? 찰스 다윈은 『종의 기원』에서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를 그 해답으로 제시하였다. 개체[각주:1]의 번식에 도움이 되는 유전적 변이만을 여러 세대에 걸쳐 우직하게 골라내는 자연선택의 과정이 결국 환경에 딱 맞는 개체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다윈은 자연선택이 각 개체의 적합도(fitness), 즉 번식 성공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 일어난다고 보았다. 그렇다면 자신은 번식을 하지 않으면서 집단을 위해 평생 헌신하는 일벌이나 일개미의 행동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다윈은 그와 같은 경우 집단의 번성에 이득을 주므로 자연선택이 되었다고 결론을 내렸는데, 이것은 자연선택이 개체에게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일..

독서/인문

고고학의 유물 해석 이론들(2014, 6월모평A)

고고학자들이 발굴을 통해 얻은 유물 자료에는 과거 인간의 삶에 관한 극히 단편적인 정보가 남아 있다. 고고학은 이 자료를 통해 과거 인간의 삶을 복원하고자 여러 분야의 이론을 활용한다. 예를 들어, 진화고고학에서는 인간의 삶은 자연환경에 더욱 잘 적응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보는 진화론에 초점을 맞추어 과거를 설명한다. 진화론이 적용된 사례를 토기의 변화에 대한 연구를 통해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이 연구에서는 ㉠서기 1세기부터 약 1천 년 동안 어느 한 지역에서 출토된 조리용 토기들의 두께와, 토기에 탄화된 채로 남아 있던 식재료에 사용된 곡물의 전분 함량을 조사했다. 그 결과 후대로 갈수록 토기 두께가 상당히 얇아지고 곡물의 전분 함량은 ⓐ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진화고고학은 이렇게 토기 두께가 얇아..

독서/과학

진화발생 생물학, 이보디보(EVO DEVO)(2012, 고3, 7월)

발생(發生)이란 단세포의 수정란이 세포의 증식, 분화, 형태 형성을 거쳐 수십억 개의 세포로 이루어진 복잡한 개체가 되는 과정을 일컫는다. 다윈 시대부터 생물학자들은 진화와 발생이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음에 주목했다. 즉, 단순한 생명체가 세대를 거듭하며 점차 복잡한 생명체로 진화하는 것이 발생과 비슷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러한 발상에서 출발한 진화발생생물학인 이보디보(EVO DEVO)는 공통의 조상 관계를 밝히기 위해 생물들의 발생 과정을 비교하여 발생 과정상의 진화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이다. 이보디보는 발생 과정에서 생물의 부위 형성을 조절하는 ‘호메오 유전자’의 발견을 통해 학문적 지위를 획득할 수 있었다. 미국의 생물학자 루이스와 그의 동료들은 초파리의 호메오 유전자 연구 과정에서, 호메오 유..

독서/인문

사회 진화론(2011, 고3, 10월)

사회 진화론은 다윈의 생물 진화론을 개인과 집단에 적용시킨 사회 이론이다. 사회 진화론의 중심 개념은 19세기에 등장한 ‘생존 경쟁’과 ‘적자생존’인데, 이 두 개념의 적용 범위가 개인인가 집단인가에 따라 자유방임주의와 결합하기도 하고 민족주의나 제국주의와 결합하기도 하였다. 1860년대 영국의 대표적인 사회 진화론자인 ㉠스펜서는 인간 사회의 생활은 개인 간의 ‘생존 경쟁’이며, 그 경쟁은 ‘적자생존’에 의해 지배된다고 주장하였다. 스펜서는 가난한 자는 자연적으로 ‘도태된 자’이므로 인위적인 도움을 주어서는 안 되고, 빈부 격차는 사회 진화의 과정에서 불가피하다고 인식하였다. 이러한 주장은 자본주의가 확장되던 영국과 미국에서 자유 경쟁과 약육강식의 현실을 정당화하고, 개인주의적 정서를 강화하는 데 이용되..

독서/과학

식물의 생존 방식, 알레로파시(allelopathy)(2011, 고3, 7월)

동물들은 번식과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경쟁한다. 풀이나 나무라고 해서 동물과 다를 바가 없다. 식물들은 자신의 생존을 위해 뿌리나 잎, 줄기 등에서 특정한 화학 물질을 분비하여, 이웃하는 다른 식물의 발생이나 성장․번식을 억제하기도 한다. 이를 알레로파시(allelopathy), 또는 타감 작용(他感作用)이라 한다. 그리고 이들이 내놓는 화학 물질을 타감 물질이라고 한다. 구체적으로 알려진 몇 가지 알레로파시를 보자. 소나무 뿌리는 갈로탄닌이라는 타감 물질을 분비한다. 그리하여 그 거목 아래에는 다른 식물은 물론이고 제 새끼인 애솔도 거의 살지 못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서식하는 관목의 일종인 살비아는 휘발성 터펜스를, 유칼립투스는 유카립톨을 줄기나 낙엽, 뿌리에서 뿜어내어 다른 식물의 성장을 억제하는 ..

독서/과학

생명이란 무엇인가?(2005, 고3, 7월)

‘생명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은 과학이 도전하고 있는 난제 중 하나이다. 영국의 과학 주간지 는 지난 특집에서 ‘생명의 10대 수수께끼’를 다루었다. 이 중 상당수는 해묵은 것들이지만 몇 가지는 오늘날 우리가 생명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상(像)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상을 떠받치는 가정들이 어떤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 준다. 먼저 ‘우리는 지금도 진화하는가’라는 물음에 많은 사람들은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어딘지 낯선 느낌을 떨칠 수 없다. 언제부터인지 우리는 진화의 수레바퀴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진화를 제어하고 통제할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선 듯한 착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역시 진화의 흐름에서 열외일 수 없다. 다윈은 진화의 두 가지 메커니즘으로 유전 가..

독서/과학

불합리한 인간 호흡기의 진화론적 규명(2004, 수능)

지구상에서는 매년 약 10만 명 중의 한 명이 목에 걸린 음식물 때문에 질식사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인간 의 호흡 기관[기도]과 소화 기관[식도]이 목구멍 부위에서 교차하는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발생한다. 인간과 달리, 곤충이나 연체동물 같은 무척추동물은 교차 구조가 아니어서 음식물로 인한 질식의 위험이 없다. 인간의 호흡 기관이 이렇게 불합리한 구조를 갖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바다 속에 서식했던 척추동물의 조상형 동물들은 체와 같은 구조를 이용하여 물 속의 미생물을 걸러 먹었다. 이들은 몸집이 아주 작아서 물 속에 녹아 있는 산소가 몸 깊숙한 곳까지 자유로이 넘나들 수 있었기 때문에 별도의 호흡계가 필요하지 않았다. 그런데 몸집이 커지면서 먹이를 거르던 체와 같은 구조가 호흡 기능까지 갖게 되..

독서/과학

생물 다양성의 가치(2004, 6월모평)

생물다양성(biodiversity)이란 원래 한 지역에 살고 있는 생물의 종(種)이 얼마나 다양한가를 표현하는 말이었다. 그런데 오늘날에는 종의 다양성은 물론이고, 각 종이 가지고 있는 유전적 다양성과 생물이 살아가는 생태계의 다양성까지를 포함하는 개념으로 확장해서 사용한다. 특히 최근에는 생태계를 유지시키고 인류에게 많은 이익을 가져다 준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생물다양성의 가치가 크게 주목받고 있다. 생물다양성의 가장 기본적인 가치로 생태적 봉사 기능을 들 수 있다. 생물은 생태계의 엔지니어라 불릴 정도로 환경을 조절하고 유지하는 커다란 힘을 가지고 있다. 숲의 경우를 예로 들어 보자. 나무들은 서늘한 그늘을 만들어 주고 땅 속에 있는 물을 끌어 올려 다양한 생물종이 서식할 수 있는 적절한 환경을 제공해..

독서/예술

스포츠, 춤, 미술의 공통 욕구(1996, 수능)

(가) 생명의 진화 과정에서 중요한 사건 중의 하나는 생물이 바다에서 나와 육상으로 진출한 것이다. 그러나 최초로 육상에 진출한 생물은 중력이라는 한계에 직면하게 되었다. 물 속에서는 부력 때문에 덜했지만, 지상에서는 중력 때문에 무거운 몸을 움직이기 힘들었던 것이다. 이 때부터 육상동물은 ⓐ중력과의 투쟁을 시작했다. 육상 동물은 다리가 어정쩡한 상태로 기어다니던 양서류에서 완전히 수상 생활과 결별한 파충류를 거쳐 좀더 긴 다리와 튼튼한 근육을 가진 포유류로 진화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지면에서 점차 몸통을 높이 일으킬 수 있게 된 것이다. 한편, 조류는 몸의 무게를 줄이고 모양을 유선형으로 만들어 하늘을 날 수 있게 되었다. 인간은 또 다른 방식으로 중력에 저항한 경우에 속한다. 인간은 두 발로 서게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