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을 때는 모름지기 의심이 있어야 하니, 의심이 있어야 학문이 진보할 수 있는 법입니다. 주자(朱子)는 ‘책을 읽으면서 크게 의심하면 크게 진보한다.’라고 하셨고, 또 ‘처음 읽을 때는 의심이 없다가 그 다음에는 점차 의심이 생기고 중도에는 구절구절 의심이 생긴다. 이런 과정을 한 차례 거친 뒤에는 의심이 점차 풀려서 두루 꿰어 통하게 되니, 이러해야 비로소 학문이라 할 수 있다.’라고 하셨으니, 이것이 책을 읽는 방법에 대한 일대 단안(斷案)*이고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대저 성현의 말씀은 모두 평이(平易)하면서도 명백하니, 너무 천착*해서 별다른 뜻을 찾다가 스스로 혼란 속에 얽혀 들어서는 안 됩니다. 퇴계 선생(退溪先生)은 ‘책을 읽을 때는 별다른 뜻을 깊이 찾을 필요가 없고, 본문에서 현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