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하나의 개체로 존재하다가 어디로 향하는지도 모르는 채 ㉠소멸되어 버리는 운명에 처해 있다. 인간이 처해 있는 이 실존적인 불안은 세상의 모든 개체들이 다른 모든 개체들과 수평적 모순 관계 속에, 그리고 개체의 존재와 소멸을 주관하는 미지의 절대적 존재와 수직적 모순 관계 속에 놓여 있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여기서 ‘수평적 모순’은 개체들 간의 다름에서 비롯되는 갈등을 뜻하며, ‘수직적 모순’은 절대적 존재가 개체에게 늘 알 수 없음으로 남아 있어 비롯되는 갈등을 뜻한다. 이 실존적 불안에 인간은 어떻게 대처해 왔는가. 폴리스가 형성되기 전의 고대 그리스에서 절대적 존재는 각 개체에게 미지(未知)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폴리스가 형성된 후의 서양 철학에서는 이 절대적 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