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메를로퐁티 (4)

독서/인문

홉스, 루소, 니체의 '자연'(2018, 고3, 4월)*

서구에서 ‘자연’은 중요한 개념으로 다루어졌는데, 이 개념에는 자연이라는 말로 지칭되는 대상 자체뿐만 아니라 이와 관련된 상태나 특성 등이 모두 포함된다. 자연이라는 개념에 부여되는 의미는 철학자의 관점에 따라 다양했는데, 근대에 홉스와 루소는 자연 개념을 중심으로 자신의 철학을 구축하였다. 홉스는 인간이 자연 상태에서 벗어나 문명화된 사회에서 안정된 삶을 살아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주장은 그가 자연을 통제 불능의 무자비한 경쟁 상태로 인식했던 것에서 비롯되었다. 계속되는 전쟁과 내란이라는 현실 속에서 홉스는 자연 상태에서의 인간 삶이 보여주는 잔혹함과 폭력성을 깨닫게 되었다. 즉, 인간은 자연 상태에서 가혹한 싸움을 겪고 이 과정에서 자신의 생존과 이익을 위해 이기주의자가 되어 결국 폭력이 난무..

독서/예술

메를로퐁티와 로댕(2017, 고3, 10월)*

ⓐ저명한 프랑스의 현대 조각가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은 조각이 시각적인 예술이라는 통념을 거스른다. ‘생각하는 사람’은 작가가 청동 자체의 질감을 그대로 살려 표면이 거칠며 시각적으로 완벽한 실루엣을 보여 주지 않는다. 이에 따라 ‘생각하는 사람’을 마주한 감상자는 표면의 거친 질감 자체를 경험하게 된다. 시각적인 조각 작품을 대한 감상자가 거친 표면에 반응한다는 것은 조각이 오직 ‘눈’을 위한 예술이 아닌 ‘몸’을 위한 예술로 바뀌었음을 ⓑ시사한다. 표면의 질감에 반응하는 촉각적 경험은 눈과 손, 코와 귀 등이 총체적으로 얽혀 있는 우리의 ‘몸’을 전제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작품 경향은 프랑스 철학자 모리스 메를로퐁티의 ‘몸(corps)의 철학’을 생각나게 한다. 메를로퐁티는 모든 경험은 인간의 몸..

독서/인문

몸 주체 권력(2014, 고3, 7월B)

서양 사람들은 전통적으로 영혼·정신·의식·마음 등으로 인간을 이해하고자 했다. 몸을 종속적이거나 부차적인 것으로 여겼던 것이다. 이와 달리 몸을 중심으로 인간의 존재를 규명하고자 한 학자들이 있었는데, 푸코와 ⓐ메를로퐁티가 그들이다. 우리는 지하철에서 사람을 볼 때 사람이 앉아 있는 자세만 보아도 그 사람이 남자인지 여자인지 알 수 있다. 이러한 자세의 차이를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푸코는 구성주의 이론을 대표하는 학자로 우리의 몸이 어떻게 규율화되는지를 ㉠‘몸-권력’의 개념으로 설명한다. 푸코는 인간의 몸이 정치․사회적 권력에서 요구하는 행동 양식을 따르게 된다고 보았다. 푸코에 따르면 학교, 군대 등의 근대적인 정치․사회 조직이 통제된 일람표를 사람들에게 제시하여, 반복적인 훈육을 통해 할 일과 하지..

독서/인문

지각(知覺)에 대한 메를로퐁티의 관점(2012, 고3, 4월)

사과를 본 철수가 ‘사과는 붉다’고 지각(知覺)했을 때, ‘사과’는 지각의 대상, ‘철수’는 지각의 주체, ‘사과가 붉다’는 지각의 내용이 된다. 그런데 이러한 인간의 ‘지각’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경험주의는 인간의 정신이 개입되지 않는 객관적인 세계가 있고, 그 세계가 인과적으로 지각된다고 보았다. 여기에는 대상이 주는 자극과 대상으로부터 얻는 지각의 일 대 일 대응 관계가 ㉠전제되어 있다. 철수가 사과를 지각하는 경험을 예로 들면, 대상인 사과에서 자극된 색깔의 요소가 철수에게 감각되고, 그 요소가 뇌에 전달되어 ‘사과는 붉다’는 식으로 지각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험주의의 관점으로는 붉은 색과 녹색이 뒤섞인 사과를 회색으로 지각하는 경우처럼, 대상과 일치하지 않는 지각 경험은 설명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