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왕조는 유교 정치를 표방하여 오래도록 문(文)을 숭상하였다. 규장각은 이러한 전통 아래 정조(正祖) 때 왕실 도서관 겸 학술연구기관으로 출발하여, 나중에 정책 연구의 기능까지 발휘한 특별 기구였다. 규장각은 정조가 즉위하던 해(1776년)에 창설되었다. 이것은 전혀 새로운 발족이 아니라, 정조가 동궁(東宮) 시절에 경희궁에 살면서 설치.운영해 온 기구를 발전시킨 것이었다. 정조는 즉위한 다음날 창덕궁 후원의 연지(蓮池) 북쪽 언덕에 이층 건물을 새로 짓도록 하고 이름을 주합루(宙合樓)라 하였다. 이 건물 1층의 이름을 처음에는 어제존각(御製尊閣)이라 하였다가 얼마 후 규장각(奎章閣)으로 개칭하여 자신의 왕위(王威), 즉 국왕으로서의 위엄에 관련되는 자료들을 보관하기 로 하였다. ‘규장’이란 본래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