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화우(梨花雨) 흩뿌릴 제 울며 잡고 이별한 임 추풍낙엽(秋風落葉)에 저도 나를 생각하는가 천 리(千里)에 외로운 꿈만 오락가락 하는구나 ― 계랑 (나)동풍(東風)이 건듯 불어 쌓인 눈을 헤쳐 내니 창 밖에 심은 매화 두세 가지 피었구나 가뜩이나 쌀쌀하고 적막한데 그윽한 향기는 무슨 일인가 황혼의 달이 쫓아와 베갯머리에 비치니 흐느끼는 듯 반기는 듯 임이신가 아니신가 저 매화를 꺾어 내어 임 계신 곳에 보내고 싶구나 임이 너를 보고 어떻게 생각하실까 꽃 지고 새 잎이 나니 녹음(綠陰)이 깔렸는데 ㉠ 비단 휘장 안은 쓸쓸하고 수놓은 장막은 텅 비어 있다연꽃을 수놓은 휘장을 걷고 공작이 그려진 병풍을 두르니 가뜩이나 시름 많은데 날은 어찌 그리도 길던가 ㉡ 원앙이 그려진 비단을 베어 놓고 오색실을 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