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 조종 장치는 조종사가 비행 전에 미리 입력한 데이터에 따라 자동으로 비행 경로 및 고도를 유지해 주는 장치이다. 자동 조종 장치에서 관성 항법 장치라고 불리는 감지 센서는, 다양한 비행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비행기의 이동 방향, 이동 거리, 속도 등을 지속적으로 정확하게 측정하는 역할을 한다. 이 장치의 핵심은 가속도 센서와 자이로스코프인데, 이를 통해 측정된 값을 계산하여 운항 정보를 파악함으로써 비행기가 정해진 경로로 운항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비행기의 운항 정보를 파악하려면 직선 운동과, 각의 변화가 일어나는 회전 운동인 각운동을 이해해야 한다. 가속도 센서는 비행기의 직선 운동에 의한 방향, 속도, 이동 거리의 변화를 감 지하는 장치이다. 비행기는 3차원 공간에서 운동하므로 위치나 이동 정보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축이 필요하다. 따라서 가속도 센서 역시 세 개가 필요하다. 즉 비행기의 맨 앞부분에서 꼬리까지를 기준으로 한 수평축, 비행기의 한 쪽 날개 끝에서 반대쪽 날개 끝을 기준으로 한 수평축, 비행기 동체의 윗부분에서 수직으로 아랫부분까지를 기준으로 한 수직축에서의 직선 운동을 측정하는 가속도 센서가 각각 필요하다. 예를 들어 비행기가 수평 방향으로만 가속하면서 직진할 때 어떠한 외부의 힘도 작용하지 않는다고 가정한다면, 수평축에서의 직선 운동을 측정하는 가속도 센서가 작동하여 이동 거리와 속도 등을 측정할 수 있다. 그리고 지구상의 모든 물체에는 중력이 작용하므로 수직 방향의 가속도 값은 기본적으로 중력 값을 바탕으로 측정된다.


그런데 가속도 센서는 직선 운동에서의 방향과 거리, 속도만 측정할 수 있고, 비행기가 외부의 힘에 의해 갑자기 기울어지는 것과 같은 각의 변화는 정확히 측정하지 못한다. 운항 중인 비행기가 좌우로 기울어지는 것은 맨 앞부분에서 꼬리까지를 회전축으로 한 회전 운동이고, 비행기의 머리 부분이 위로 들리거나 아래로 기우는 것은 비행기의 한 쪽 날개 끝에서 반대쪽 날개 끝을 회전축으로 한 회전 운동이다. 그리고 비행기가 좌우로 선회[각주:1]를 하는 경우는 동체의 윗부분에서 수직으로 아랫부분까지를 회전축으로 한 회전 운동이다. 이와 같은 세 가지의 회전 운동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세 개의 자이로스코프가 필요하다.


<그림>


그렇다면 자이로스코프의 구조와 원리는 무엇일까? 기본적인 자이로스코프의 구조는 <그림>과 같다. 자이로스코프는 팽이처럼 회전 운동을 하는 회전자 1개와, 짐벌 2개로 구성되어 있다. 회전자는 회전축을 중심으로 모터에 의해 고속으로 회전 운동을 하고, 짐벌 A는 회전축의 양 끝을 잡아주며, 짐벌 B와 90도로 연결되어 있다. 짐벌 A와 짐벌 B는 베어링으로 연결되어 있어 짐벌 A와 짐벌 B가 이루는 각은 90도보다 크거나 작아질 수 있다.


한편 자이로스코프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물리적 특성을 바탕으로 작동된다. 먼저, 회전자가 고속으로 회전 운동을 하기 때문에, 외부로부터 힘이 작용하지 않는 한 회전 관성에 의해 회전축의 방향이 변하지 않는다는 특성이 있다. 이로 인해 회전자의 회전축과 연결된 짐벌 A 역시 어느 방향으로도 기울어지지 않고 균형을 유지하게 된다.


다음으로, 자이로스코프의 축에 외부로부터 힘이 가해지면 힘이 가해진 축이 아닌, 그 축과 90도를 이루는 방향으로 힘이 전달되어 나타난다는 특성이 있다. 예를 들어 돌고있던 팽이가 쓰러지려고 할 경우 팽이채로 팽이의 측면에 힘을 가하면 그 측면과 90도를 이루는 팽이의 회전축으로힘이 전달되어 회전축이 더 빨리 회전하게 되면서 팽이가 쓰러지지 않고 계속 돌게 된다. 이와 같은 원리로 자이로스코프의 경우 회전자가 고속으로 회전하는 상태이기 때문에 <그림>의 화살표 방향으로 외부의 힘이 가해질 경우 회전축과 90도를 이루는 짐벌 B로 그 힘이 전달되어 짐벌 B가 움직이게 된다. 이때 짐벌 A는 회전 관성으로 인해 균형을 유지하기 때문에 움직이지 않고, 짐벌 B는 외부의 힘에 의해 기울어지게 되므로 짐벌 A를 기준으로 짐벌 B가 이루는 각의 변화가 발생하게 된다. 그러면 정해진 시간 안에 얼마만큼의 각의 변화가 일어나는지 그 각속도를 측정하여 비행기의 기울어진 방향과 정도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만약 다른 움직임이 없는 상태에서 비행기가 앞으로만 직선 운동을 한다면, 비행기의 맨 앞부분에서 꼬리까지를 기준으로 하는 가속도 센서가 작동할 것이다. 하지만 하강 기류를 만나 비행기의 머리가 아래로 향하면서 속도 변화와 각의 변화를 동반한 운동을 한다면, 가속도 센서는 시간에 따른 속도와 이동 거리의 변화를 측정한다. 그리고 한 쪽 날개 끝에서 반대쪽 날개 끝을 축으로 한 비행기의 회전 운동을 측정하는 자이로스코프가 각의 변화를 감지하게 된다. 이처럼 가속도 센서와 자이로스코프로 측정된 값들을 통해 비행기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함으로써 비행기가 원래의 궤도로 ⓐ 돌아오는 데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 (출전) 장조원, 「비행의 시대」





이해를 돕는 문항들


29. 윗글을 바탕으로 <보기>를 이해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3점]

<보기> 현재 비행기는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며 x축 방향으로 직선 운동하고 있으며, 이때 관성 항법 장치의 가속도 센서와 자이로스코프는 정상 작동하고 있다.


① 비행기의 앞머리가 들리는 경우, y축을 기준으로 한 비행기의 회전 운동을 감지하는 자이로스코프가 각의 변화를 감지하겠군.

② 비행기가 좌우로 기울어지는 경우, x축을 기준으로 한 비행기의 회전 운동을 감지하는 자이로스코프가 각의 변화를 감지하겠군.

③ 비행기가 오른쪽으로 갑자기 선회하는 경우, z축을 기준으로 한 비행기의 회전 운동을 감지하는 자이로스코프가 각의 변화를 감지하겠군.

④ 비행기가 x축 방향으로 수평을 유지한 채 수직으로 하강하는 경우, z축을 기준으로 한 직선 운동을 감지하는 가속도 센서가 이동 거리와 속도를 측정하겠군.

⑤ 비행기가 왼쪽으로 선회하면서 속도와 각의 변화를 동반하는 경우, 가속도 센서는 속도 변화를, y축을 기준으로 한 비행기의 회전 운동을 감지하는 자이로스코프는 각의 변화를 감지하겠군.[각주:2]



31. 윗글을 참고하여 <보기>의 ㉠∼㉢에 들어갈 말로 적절한 것을 고른 것은?

<보기> 가속도 센서가 부착된 외발 자전거를 타고 직선으로 달릴 때 정확한 움직임의 변화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수평 방향의 측정 값뿐 아니라 수직 방향에 작용하는 ( ㉠ 중력값 )도 고려해야 한다. 한편 페달을 밟으면 바퀴가 돌아가는데 이때 바퀴의 중심은 ( ㉡ 회전축 )이/가 된다. 이후 일정 속도 이상이 되면 페달을 밟지 않아도 바퀴의 ( ㉢ 회전 관성 ) 때문에 자전거는 계속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1. 선회: 항공기가 곡선을 그리듯 진로를 바꿈 [본문으로]
  2. 3문단의 ‘비행기가 좌우로 선회를 하는 경우는 동체의 윗부분에서 수직으로 아랫부분까지를 회전축으로 한 회전 운동이다.’를 통해 비행기가 왼쪽으로 선회하는 경우 회전축이z축이 됨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때 작동하는 것은 z축을 기준으로 한 비행기의 회전 운동을 감지하는 자이로스코프이므로 적절하지 않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