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딜레마 (6)

독서/인문

권도와 상도(2022, 고3, 4월)

도덕적 규범을 구체적인 현실에 적용하여 실천할 때, 보편성과 특수성 사이에서 선택의 문제에 부딪히게 된다. 유학에서는 이런 문제를 ‘상도(常道)’와 ‘권도(權道)’로 설명하고 있다. 상도는 일반 상황에서의 원칙론으로서 지속적으로 지켜야 하는 보편적 규범이고, 권도는 특수한 상황에서의 상황론으로서 그 상황에 일시적으로 ⓐ 대응하는 개별적 규범이다. 도(道)는 인간 존재의 형이상학적 원리와 인간이 생활 속에서 따라야 하는 행위 규범을 동시에 담는 개념이다. 상도는 도를 인간의 도덕적 원리로 연결한 인(仁), 의(義), 예(禮)와 같은 기본적이고 보편적인 도덕규범이다. 상도를 근거로 상황 변화에 알맞게 대응할 때 도가 올바르게 구현될 수 있는데, 이때 권도가 필요할 수 있다. 맹자는 권도를 일종의 도덕적 딜레..

독서/사회

정책 딜레마(2022, 고3, 3월)^

식품처럼 개인 차원에서 소비하는 사용재와 달리 공원처럼 여러 사람의 공동 소비를 위해 생산된 재화나 서비스를 공공재라 한다. 공공재에 대한 정의는 다양하지만 공급 주체에 따라 규정되는 것은 아니며 재화나 서비스 자체의 성격에서 규정된다. 정부의 공공재 정책은 공익을 목적으로 하는데, 이 공익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실체설과 과정설이 있다. 실체설은 사회에서 합의된 절대적 가치, 예를 들어 인권 등을 공익이라 보는 입장이다. 과정설은 공익과 특정 실체의 연결을 부정하고 공익을 발견해 나가는 의사 결정 과정에서의 적절한 절차를 중시한다. 어떤 공익이 다른 공익과 서로 공존하기 어렵거나 적절한 절차를 거치더라도 대립되는 의견이 서로 대등할 경우 정책 딜레마에 빠지기 쉽다. 정책 딜레마는 비교 불가능한 가치나 대..

독서/사회

브레턴우즈 체제와 트리핀 딜레마(2021, 수능)

기축 통화는 국제 거래에 결제 수단으로 통용되고 환율 결정에 기준이 되는 통화이다. 1960년 트리핀 교수는 브레턴우즈 체제에서의 기축 통화인 달러화의 구조적 모순을 지적했다. 한 국가의 재화와 서비스의 수출입 간 차이인 경상 수지는 수입이 수출을 초과하면 적자이고, 수출이 수입을 초과하면 흑자이다. 그는 “미국이 경상 수지 적자를 허용하지 않아 국제 유동성 공급이 중단되면 세계 경제는 크게 위축될 것”이라면서도 “반면 적자 상태가 지속돼 달러화가 과잉 공급되면 준비 자산으로서의 신뢰도가 저하되고 고정 환율 제도도 붕괴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트리핀 딜레마는 국제 유동성 확보와 달러화의 신뢰도 간의 문제이다. 국제 유동성이란 국제적으로 보편적인 통용력을 갖는 지불 수단을 말하는데, ㉠ 금 본위 체제..

독서/사회

대의 민주주의의 딜레마(2012, 6월모평)

대부분의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은 자신의 대표자를 뽑아 국정의 운영을 맡기는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는 국민과 대표자 사이의 관계와 관련하여 근대 정치의 고전적인 딜레마가 내포되어 있다. 가령 입법안을 둘러싸고 국회의원과 소속 지역구 주민들의 생각이 다르다고 가정해 보자. 누구의 의사를 우선하는 것이 옳을까? 우리 헌법 제1조 제2항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은 국가의 모든 권력의 행사가 주권자인 국민의 뜻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국회의원은 지역구 주민의 뜻에 따라 입법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이 조항에서 근거를 찾으면 될 것이다. 이 주장에서와 같이 대표자가 자신의..

독서/기술

기술 영향 평가와 통제의 딜레마(2007, 9월모평)

인간 사회와 더불어 오래 전부터 존재해 온 기술은 산업혁명 이후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을 거듭해 왔다. 그에 따라 기술의 영향력은 날로 증대되어 오늘날 우리는 그 누구도 기술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되었다. 그렇다면 기술의 발전은 삶의 질을 높이고 사회를 진보시키는 데 긍정적인 영향만을 미치는가? 그렇지는 않다. 기술의 발전은 인간과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과 부정적인 영향을 동시에 미친다. 이러한 이유로 기술에 대한 사회적 통제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이에 부응하여 등장한 국가 기술 정책의 수단이 기술 영향 평가(technology assessment)이다. 기술 영향 평가는 전문가와 이해 당사자 및 일반 시민들이 특정한 기술의 사회적 영향을 평가한 다음, 긍정적 영향은 극대화하고 부정적 영향은 최소화..

독서/사회

죄수의 딜레마(2006, 고3, 10월)

개인의 합리성과 사회의 합리성은 병행할 수 있을까? 이 문제와 관련하여 고전 경제학에서는, 각 개인이 합리적으로 행동하면 사회 전체적으로도 합리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물론 여기에서 ‘합리성’이란 여러 가지 가능한 대안 가운데 효용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선택을 한다는 의미의 경제적 합리성을 의미한다. 따라서 각 개인이 최대한 자신의 이익에 충실하면 모든 자원이 효율적으로 분배되어 사회적으로도 이익이 극대화된다는 것이 고전 경제학의 주장이다. 그러나 개인의 합리적 선택이 반드시 사회적인 합리성으로 연결되지는 못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이른바 ‘죄수의 딜레마’ 이론에서는, 서로 의사소통을 할 수 없도록 격리된 두 용의자가 각각 개인 수준에서 가장 합리적으로 내린 선택이, 오히려 집합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