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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에서는 일할 의사와 능력이 모두 있는 사람이 일자리를 갖지 못한 상태를 실업이라고 정의하고, 실업이 증가하면 사회가 생산할 수 있는 재화나 서비스의 수량이 적어지는 등의 경제적 문제가 발생한다고 보았다. 경제학에서는 실업이 발생하는 원인에 따라 실업을 크게 마찰적 실업, 구조적 실업, 경기적 실업 등으로 분류하고 그 해결책을 정부의 역할과 관련하여 제시하고 있다.

우선 마찰적 실업이란 일반적인 경제 상황에서 노동자가 개인의 선택으로 직업이나 직장을 바꾸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실업이다. 이는 전체 생산량 측면에서 경제적으로 큰 손실을 발생시키지 않기 때문에 정부의 역할은 크게 요구되지 않는다. 다음으로 구조적 실업이란 노동자가 공급하는 기술 수준과 기업에서 요구하는 기술 수준 간의 불합치 때문에 발생하는 실업이다. 구조적 실업은 노동자의 재교육 등과 같은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정책을 수립하는 정부의 역할이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경기적 실업이란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기업 활동이 ⓐ 위축되고 이로 인해 노동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여 고용량이 줄어들어 발생하는 실업이다. 다시 말해 경기적 실업은 노동 시장에서 노동의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고 있는 상태라고 가정할 때, 경기가 ⓑ 침체되어 물가가 하락하게 되면 기업은 생산량을 줄이게 되고 이로 인해 노동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여 발생한다. 경기적 실업은 다른 종류의 실업에 비해 생산량 측면에서 경제적으로 큰 손실을 발생시킬 수 있기에 경제학자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역할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한다.

 

먼저 고전학파에서는 시장에서 임금이나 물가 등의 가격 변수가 완전히 탄력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경기적 실업을 자연스럽게 ⓒ 해소될 수 있는 일시적 현상으로 본다. 이들에 의하면 노동자들이 받는 화폐의 액수를 의미하는 명목임금이 변하지 않은 상태에서, 경기 침체로 인해 물가가 하락하게 되면 ㉠ 명목임금을 물가로 나눈 값, 즉 임금의 실제 가치를 의미하는 ㉡ 실질임금은 상승하게 된다. 예를 들어 물가가 10% 정도 하락하게 되면 명목임금으로 구매할 수 있는 재화의 양이 10% 정도 늘어날 수 있고, 이는 물가가 하락하기 전보다 실질임금이 10% 정도 상승했다는 의미이다. 이렇게 실질임금이 상승하게 되면 경기적 실업으로 인해 실업 상태에 있던 노동자들은 노동 시장에서 일자리를 적극적으로 찾으려고 하고, 이로 인해 노동의 초과공급이 발생하게 된다. 그래서 노동자들은 노동 시장에서 경쟁하게 되고 이러한 경쟁으로 인해 명목임금은 탄력적으로 하락하게 된다. 명목임금의 하락은 실질임금의 하락으로 이어지게 되고 실질임금은 경기가 침체되기 이전과 동일한 수준으로 돌아간다. 결국 기업에서는 명목임금이 하락한 만큼 노동의 수요량을 늘릴 수 있게 되므로 노동의 초과공급은 사라지고 실업이 자연스럽게 해소된다. 따라서 고전학파에서는 인위적 개입을 통해 경기적 실업을 감소시키려는 정부의 역할에 반대한다.

그러나 케인즈학파에서는 시장에서 임금이나 물가 등의 가격 변수가 완전히 탄력적으로 ⓓ 작용하지는 않기 때문에 경기적 실업은 자연스럽게 해소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즉 명목임금이 변하지 않은 상태에서 경기 침체로 인한 물가 하락으로 실질임금이 상승하더라도, 고전학파에서 말하는 것처럼 명목임금이 탄력적으로 하락하는 현상은 일어나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이에 대해 케인즈학파에서는 여러 가지 이유를 제시하는데 그중 하 나가 화폐환상현상이다. 화폐환상현상이란 경기 침체로 인해 물가가 하락하고 이에 영향을 받아 명목임금이 하락하였을 때의 실질임금이, 명목임금의 하락 이전과 동일하다는 것을 노동자가 인식하지 못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그래서 경기 침체에 의해 물가가 하락하더라도 화폐환상현상으로 인해 노동자들은 명목임금의 하락을 받아들이지 않게 되고, 결국 명목임금은 경기적 실업이 발생하기 이전의 수준과 비슷하게 ⓔ 유지된다. 이는 기업에서 노동의 수요량을 늘리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되고 실업은 지속된다. 따라서 케인즈학파에서는 정부가 정책을 통해 노동의 수요를 늘리는 등의 경기적 실업을 감소시킬 수 있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 (출전) 조우현, 「일의 세계 경제학」

@ 2020학년도 4월 고3 전국연합학력평가, 21~25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