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2010 (42)

독서/사회

J커브 현상 : 환율과 경상수지의 관계(2010, 9월모평)*

일반적으로 환율*의 상승은 경상 수지*를 개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테면 국내 기업은 수출에서 벌어들인 외화를 국내로 들여와 원화로 바꾸기 때문에, 환율이 상승한 경우에는 외국에서 우리 상품의 외화 표시 가격을 다소 낮추어도 수출량이 늘어나면 수출액이 증가한다. 동시에 수입 상품의 원화 표시 가격은 상승하여 수입품을 덜 소비하므로 수입액은 감소한다. 그런데 이와 같이 환율 상승이 항상 경상 수지를 개선할 것 같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환율이 올라도 단기적으로는 경상 수지가 오히려 악화되었다가 점차 개선되는 현상이 있는데, 이를 그래프로 표현하면 J자 형태가 되므로 ‘J커브 현상’이라 한다. J커브 현상에서 경상 수지가 악화되는 원인 중 하나로, 환율이 오른 비율만큼 수입 상품의 가격이 오르..

독서/독서이론・언어

음독, 묵독, 다독, 선택적 독서(2010, 9월모평)

20세기 후반부터 급격히 보급된 인터넷 기술 덕택에 가히 혁명이라 할 만한 새로운 독서 방식이 등장했다. 검색형 독서라고 불리는 이 방식은, 하이퍼텍스트 문서나 전자책의 등장으로 책의 개념이 바뀌고 정보의 저장과 검색이 놀라우리만치 쉬워진 환경에서 가능해졌다. 독자는 그야말로 사용자로서, 필요한 부분만 골라 읽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읽고 있는 텍스트의 일부를 잘라 내거나 읽던 텍스트에 다른 텍스트를 추가할 수도 있다. 독서가 거대한 정보의 바다에서 길을 잃지 않고 항해하는 것에 비유될 정도로 정보 처리적 읽기나 비판적 읽기가 중요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과거에는 어떠했을까? 초기의 독서는 소리 내어 읽는 음독 중심이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쓰인 글이 완전해지려면 소리 내어 읽는 행위가 필 요하다고 생각했다..

독서/과학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2010, 9월모평)

17세기에 수립된 뉴턴의 역학 체계는 3차원 공간에서 일어나는 물체의 운동을 취급하였는데 공간 좌표인 x, y, z 는 모두 시간에 따라 변하는 것으로 간주하였다. 뉴턴에게 시간은 공간과 무관한 독립적이고 절대적인 것이었다. 즉, 시간은 시작도 끝도 없는 영원한 것으로, 우주가 생겨나고 사라지는 것과 아무 관계없이 항상 같은 방향으로 흘러간다. 시간은 빨라지지도 느려지지도 않는 물리량이며 모든 우주에서 동일한 빠르기로 흐르는 실체인 것이다. 이러한 뉴턴의 절대 시간 개념은 19세기 말까지 물리학자들에게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20세기에 들어 시간의 절대성 개념은 아인슈타인에 의해 근본적으로 거부되었다. 그는 빛의 속도가 진공에서 항상 일정하다는 사실을 기초로 하여 상대성 이론을 수립하였다. ..

독서/기술

USIM(2010, 고3, 7월)

3세대 이동통신 시대로 들어서면서 2세대와 다른 특성 중 우리에게 ⓐ낯설게 다가오는 것은 바로 USIM(범용 가입자 식별 모듈)이다. 이것은 3세대 이동통신 단말기에 필수적으로 삽입해야 하는 손톱만한 크기의 칩으로, 3세대 단말기에 USIM 칩만 갈아 끼우면, 정보의 손실 없이 여러 개의 단말기를 이용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휴대전화 가입자 관리 및 인증 역할을 수행하는 USIM은 소형 CPU와 메모리로 구성된다. CPU는 사용자를 식별하고, 네트워크 인증을 위한 키 값을 비교․연산하는 암호화 기능을 담당하며, 메모리는 각종 개인 정보 및 상용 메시지를 저장하고, 각종 부가 서비스를 위한 저장 공간으로 이용된다. 메모리에는 신용카드나 교통카드, 멤버십카드 등의 기능을 넣을 수 있으며, 특히 ‘오버 디 에..

독서/사회

어느 정도 소비하는 것이 좋은가(2010, 고3, 7월)

‘어느 정도 소비하는 것이 좋은가’가 고민이라면 역사학자 토머스 플러는 “오늘의 달걀보다 내일의 닭이 더 좋다.”라고 대답할 것이고, 작가인 사무엘 존슨은 “당신이 무엇을 가지고 있든, 적게 소비하라.”라고 주장할 것이다. 그렇다면 경제학자는 어떻게 대답할까? 돈을 버는 목적은 부자가 되려는 것이 아니다. 돈을 ㉠기반으로 한 소비와 그 소비를 통한 만족을 느끼기 위해서이다. 인간의 궁극적 만족이 소비를 통한 즐거움을 얻는 것이기 때문에 ‘얼마나 돈을 벌까’라는 고민은 ‘얼마나 소비할까’라는 걱정과 다르지 않다. 만약 평생 벌 수 있는 수입을 알 수 있다면, 죽는 순간에는 번 돈을 다 쓰고 남기지 않는 것이 합리적이다. 애초에 다 쓰지 못할 재산을 벌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앞..

독서/인문

선비와 선비 정신(2010, 고3, 7월)

유교를 통치 이념으로 정립한 조선 시대에 들어오면서, 선비는 사회의 지도 계층으로서 그 지위가 확립되었다. ‘선비’라는 말은 ‘사대부(士大夫)’의 신분에 속하면 아무에게나 붙여 주는 것이 아니라, 학식과 덕망을 갖춘 인물에게 존경의 뜻을 실어서 부르는 호칭이다. 그러므로 ‘선비’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 동안 갈고 닦은 학문과 수양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선비는 벼슬길에 나가든 산림에 은거하든 상관없이 항상 자신을 선비로서 다듬어야 하는 임무를 지닌다. 선비는 조정에서 임금의 정치를 보좌할 때 선비다운 기개를 발휘하여, 권세와 지위를 이용한 부당하고 불법적인 태도에 맞서, 그 사회를 정의롭게 ㉠만들어야 한다. 혹 벼슬하려는 뜻을 버리고 산림(山林) 속에 은거하여 ‘처사(處士)’..

독서/과학

뇌사(2010, 고3, 7월)

벨기에 RTBF 방송은 1983년 교통사고로 식물인간 판정을 받은 론 하우벤이 침대에 누워 있는 23년 동안 내내 의식이 있는 상태였다고 보도했다. 첨단 장비로 론 하우벤의 두뇌를 검사한 결과, 기능이 정지된 것으로 판단했던 뇌의 일부가 정상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인간의 뇌는 크게 대뇌, 소뇌, 뇌간으로 나눌 수 있다. 대뇌는 전체 뇌에서 가장 큰 부분으로 사고나 추론과 같은 복잡한 인지 능력을 담당한다. 그리고 소뇌는 대뇌 아래, 뇌간 뒤쪽에 위치하면서 우리 몸의 균형을 잡게 해주고, 시작된 운동의 연속적인 활동을 부드럽게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뇌간은 간뇌, 중뇌, 뇌교, 연수로 구성되어 있으며 호흡․소화 기능, 심장 박동 기능을 담당하면서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이처럼..

독서/독서이론・언어

속담의 조건(2010, 고3, 7월)

언어학자 제임스 호우웰은 속담이 갖추어야 할 세 가지 요소를 ‘형식의 간결성’, ‘지적인 감각’, ‘재미’로 들고 있다. 그러나 이는 일반적인 언급일 뿐 구체적이지 못하다. 적어도 속담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속담적인 구조를 갖추어야 하고, 기능적인 의미 전달을 해야 한다. 또한 상징적, 직감적인 방법으로 표현되어 쾌감과 실감의 표현 효과가 있어야 한다. 속담의 구조면에서 먼저 주목할 사실은 복문 형태의 속담에서 전·후구가 의미재와 의미재의 단순 결합을 한 경우에 전·후를 바꾸거나 심지어 둘 중 하나만 써도 속담의 중심 의미가 달라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술에 술탄 듯 물에 물탄 듯”은 하나만 있어도 의미 전달이 가능하고 앞뒤를 마음대로 바꾸어도 의미는 달라지지 않는다. 반면 속담의 ..

독서/예술

발탈(2010, 고3, 7월)

발탈은 조종자가 노출된 발에 얼굴탈을 얹고, 인형의 양팔에는 줄을 묶어 조종하면서 진행하는 전통 연희이다. 발탈의 외형은 하체는 없고 상체만 있으며, 인형의 팔은 긴 한삼을 끼고 있다. 조종자는 포장막 뒤에서 비스듬하게 누워, 내민 한 발로 얼굴탈을 조종하고, 손은 대나무와 끈을 통해 발탈의 상체를 조종한다. 발탈의 인물은 극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는데, 극중 대사로 보아 생선 장사로 먹고 사는 인물이다. 발탈은 어찌 보면 인형극 같기도 하고, 또한 가면극 같기도 하다. 우선 발탈이란 명칭만 보아서는 발에 탈을 씌워 논다는 점에서 가면극이지만, 탈을 조작하는 사람이 포장막 뒤에서 조종만 한다는 점에서 인형극으로 볼 수도 있다. 꼭두각시놀음과 비슷한 시기에 비롯한 것으로 추정된다. 발탈의 놀이판은 가로 1..

독서/독서이론・언어

한글 창제 후 독자에 따른 표기법(2010, 6월모평)

한글 창제 후 다양한 방식으로 한글과 한자를 섞어 쓰게 됨으로써 우리나라의 문자 생활사에는 큰 변화가 일어났다. 이러한 변화는 서적의 간행에 영향을 미쳤는데, 서적을 간행 할 때에 서적의 내용과 간행 목적에 따라 예상 독자층을 상정하고 그들에게 적합한 방식으로 한글과 한자를 섞어 쓰게 되었다. 한글 창제 직후 간행된 용비어천가, 월인천강지곡, 석보상절은 모두 한글과 한자를 섞어 표기하였다. 하지만 세 문헌은 구체적인 표기 방식에 차이가 있는데, 이는 상정한 예상 독자가 달랐기 때문이다. 용비어천가는 ‘海東六龍이 나라샤’에서와 같이 한글과 한자를 혼용하였다. 이것은 한자와 한문을 많이 아는 사람을 주요 독자층으로 상정했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월인천강지곡은 ‘솅世존尊’에서처럼 해당 한자음에 한자를 병행하여..

독서/기술

엔진의 운행 상태에 따른 자동차 연비(2010, 6월모평)

자동차의 에너지 효율은 연료량 대비 운행 거리의 비율인 연비로 나타내며, 이는 자동차의 성능을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이다. 이러한 자동차의 연비는 엔진의 동력이 어떤 조건에서 발생되느냐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 엔진의 동력은 흡기, 압축, 폭발, 배기의 4 행정을 순차적으로 거쳐 생산된다. 흡기 행정에서는 흡기 밸브를 열고 피스톤을 상사점에서 하사점으로 이동시킨다. 이때 실린더 내부 압력이 대기압보다 낮아져 공기가 유입되는데, 흡입되는 공기에 연료를 분사하여 공기와 함께 연료를 섞어 넣는다. 압축 행정에서는 ㉠실린더를 밀폐시키고 피스톤을 다시 상사점으로 밀어 공기와 연료의 혼합 기체를 압축한다. 폭발 행정에서는 피스톤이 상사점에 이를 즈음에 점화 플러그에 불꽃을 일으켜 압축된 혼합 기체를 연소시킨다. 압..

독서/사회

유명인 모델의 광고 효과(2010, 6월모평)

광고에서 소비자의 눈길을 확실하게 사로잡을 수 있는 요소는 유명인 모델이다. 일부 유명인들은 여러 상품의 광고에 중복하여 출연하고 있는데, 이는 광고계에서 관행으로 되어 있고, 소비자들도 이를 당연하게 여기고 있다. 그러나 유명인의 중복 출연은 과연 높은 광고 효과를 보장할 수 있을까? 유명인이 중복 출연하는 광고의 효과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어떤 모델이든지 상품의 특성에 적합한 이미지를 갖는 인물이어야 광고 효과가 제대로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 카메라, 공기 청정기, 치약과 같은 상품의 경우에는 자체의 성능이나 효능이 중요하므로 대체로 전문성과 신뢰성을 갖춘 모델이 적합하다. 이와 달리 상품이 주는 감성적인 느낌이 중요한 보석, 초콜릿, 여행 등과 같은 상품은 매력성과 친근성을 갖..

독서/예술

회화적 재현 : 피카소와 입체주의(2010, 6월모평)

회화적 재현이 성립하려면, 즉 하나의 그림이 어떤 대상의 그림이 되기 위해서는 그림과 대상이 닮아야 할까? 입체주의의 도래를 알리는 을 그리기 한 해 전, 피카소는 시인인 스타인을 그린 적이 있었는데, 완성된 그림을 보고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스타인의 초상화가 그녀를 닮지 않았던 것이다. 이에 대해 피카소는 “앞으로 닮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에피소드는 미술사의 차원과 철학적 차원에서 회화적 재현에 대해 생각해 볼 계기를 제공한다. 우선 어떻게 닮지 않은 그림이 대상의 재현일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당시 피카소와 브라크가 중심이 되었던 입체주의의 예술적 실험과 그것을 가능케 한 미술사의 흐름을 고려해 보아야 한다. 르네상스 시대의 화가들은 원근법을 사용하여 ‘세상을 향한..

독서/과학

저위도와 중위도 사막의 형성 요인(2010, 6월모평)

모든 사막은 뜨겁고 세찬 모래 폭풍이 불어대는 불모지일까? 사막 중에는 열대 사막도 있지만, 고지대나 대륙의 내부에 있는 사막과 같이 여름은 덥지만 겨울은 추운 온대 사막도 있다. 일반적으로 사막은 연 강수량이 250mm 이하인 지역을 말하는데, 대부분 저위도와 중위도에 분포한다. 저위도의 사막은 북회귀선이나 남회귀선이 지나는 곳에 위치하는데, 이 지역은 지구의 대기 대순환에 의해 반영구적인 고기압대가 형성되어 덥고 건조한 기후를 만들어낸다. 북회귀선에 위치한 사하라 사막, 아라비아 사막과 같은 열대 사막은 이러한 요인으로 형성되었다. 중위도 지역에 위치한 미국 서부의 그레이트솔트레이크 사막과 중국 서부의 타클라마칸 사막의 형성 과정은 이와 다르다. 그레이트솔트레이크 사막은 시에라네바다 산맥이 해양에서 ..

독서/인문

추론이 타당하다, 개연성이 높다, 건전하다(2010, 6월모평)

추론은 이미 제시된 명제인 전제를 토대로, 다른 새로운 명제인 결론을 도출하는 사고 과정이다. 논리학에서는 어떤 추론의 전제가 참일 때 결론이 거짓일 가능성이 없으면 그 추론은 ‘타당하다’고 말한다. “서울은 강원도에 있다. 따라서 당신이 서울에 가면 강원도에 간 것이다.”[추론 1]라는 추론은, 전제가 참이라고 할 때 결론이 거짓이 되는 경우는 전혀 생각할 수 없으므로 타당하다. 반면에 “비가 오면 길이 젖는다. 길이 젖어 있다. 따라서 비가 왔다.”[추론 2]라는 추론은 전제들이 참이라고 해도 결론이 반드시 참이 되지는 않으므로 타당하지 않은 추론이다. ‘추론 1’의 전제는 실제에서는 물론 거짓이다. 그러나 혹시 행정 구역이 개편되어 서울이 강원도에 속하게 되었다고 가정하면, ‘추론 1’의 결론은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