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자신이 불행한 일을 겪었다고 말한다면 사람들은 그에게 동정심을 느낄 것이다. 그러나 다음 순간 자신의 이야기가 전부 꾸며낸 것이라고 말한다면, 더는 그에게 동정심을 느끼지 않게 될 것이다. 일반적으로 감정은 그 감정을 유발하는 대상이나 사건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믿음이 전제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허구임이 분명한 공포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존재한다고 믿지 않는 괴물과 그 괴물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허구적 사건을 보면서 공포를 느끼는 현상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래드포드는 허구적 인물과 사건에 대해 감정 반응을 보이는 현상을 ‘허구의 역설’이라 규정하고, 다음 세 가지 전제를 제시하였다. 전제 1. 우리는 존재한다고 믿는 것에 대해 감정적으로 반응한다.전제 2. 우리는 허구적 사건이나 인물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