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5세기, 헤로도토스는 페르시아 전쟁에 대한 책을 쓰면서 『역사(Historiai)』라는 제목을 붙였다. 이 제목의 어원이 되는 ‘histor’는 원래 ‘목격자’, ‘증인’이라는 뜻의 법정 용어였다. 이처럼 어원상 ‘역사’는 본래 ‘목격자의 증언’을 뜻했지만, 헤로도토스의 『역사』가 나타난 이후 ‘진실의 탐구’ 혹은 ‘탐구한 결과의 이야기’라는 의미로 바뀌었다. 헤로도토스 이전에는 사실과 허구가 뒤섞인 신화와 전설, 혹은 종교를 통해 과거에 대한 지식이 전수되었다. 특히 고대 그리스 인들이 주로 과거에 대한 지식의 원천으로 삼은 것은 『일리아스』 였다. 『일리아스』는 기원전 9세기의 시인 호메로스가 오래전부터 구전되어 온 트로이 전쟁에 대해 읊은 서사시이다. 이 서사시에서는 전쟁을 통해 신들, 특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