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운 우습 깊은 밤에 모진 광풍이 일어나 바람은 우루루루루루루 쇄......." 가운데 춘향이 갇혀 있는 옥방(獄房)의 광경을 묘사한 '옥중가'의 한 대목이다. 이 소리를 듣고 바람이 천장을 휘몰아서 마룻바닥을 스쳐 가는 음산한 옥방의 분위기가 느껴져 청중이 공감하게 되었다면, 창자(唱者)는 이 대목의 이면을 잘 그렸다는 말을 듣게 된다. 그렇다면 이면을 그린다 는 말은 무슨 의미일까? '그린다'는 말은 소리를 매개로 이루어지는 창자의 음악 행위를 나타내 므로, 이면은 당연히 음악 행위에 의해 구현된 그 무엇에 해 당한다. 창자는 소리를 통해 사설의 내용인 옥방의 광경을 묘사했으니, 이면이란 사설 내용을 의미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면을 이렇게 이해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옥방의 광경을 제대로 묘사하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