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에서는 시간이 중요하다. 음악은 시간의 경과에 따라 진행되기 때문이다. 전통적 음악에서는 시간이 한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이러한 시간의 흐름은 선적인 것으로 어떤 목적을 향해 한 방향으로 흐른다는 점에서 목적론적 시간성으로 일컬어진다. 그런데 20세기에 들어 음악 미학에 급격한 변화가 나타나면서 목적론적 시간성에서 ⓐ벗어난 음악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러한 음악을 보여 준 대표적인 예술가로 치머만과 케이지를 들 수 있다. 치머만은 과거, 현재, 미래가 우주적 차원에서는 연속성을 띠며 진행하지만 정신적 차원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생각에 이르러, 시간을 ‘공’ 모양을 하고 있는 것으로 인식했다. 이는 시간이 선적인 진행에서 벗어나 과거, 현재, 미래의 순서가 ⓑ달라질 수 있으며, 또한 동시적으로 진행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