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가 한 젊은이에게 이렇게 질문했다. “이미 알고 있는 것에 대해 질문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전혀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질문을 하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진리를 알지 못하는 우리는 어떻게 해서 진리에 대해 질문할 수 있는 것일까?” 소크라테스는 우리의 영혼이 천상의 이데아계에서 진리를 배웠지만 지상에서 삶을 얻으면서 진리를 망각하게 되었으며, 그럼에도 진리를 어렴풋이나마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 물음을 던지는 것이 가능하다고 대답했다. 천상에 이데아계가 존재하지 않음을 알고 있는 우리 현대인에게 소크라테스의 설명은 농담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런 패러독스(paradox)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대답해야 하는 것일까. 철학자 하이데거는 이런 패러독스에 답하는 형식으로 사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