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에게 잘 알려진 무용총의 「수렵도」에는, 모필(毛筆, 붓)의 특징을 뚜렷이 나타내고 있는 선묘(線描)*를 볼 수 있다. 특히 휘영청 휘어지는 물결 모양의 산악 표출이나 달리는 짐승과 이를 쫒는 기마상에 가해진 극히 요약된 선조(線彫)*의 리듬은 모필의 운동감이 아니고는 획득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때로는 굵게 때로는 가늘게 나타나는 변화 있는 두께와 유연한 리듬의 선조는 이 모필이 갖는 독특한 매재(媒材)*적 성향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준다. 모필은 붓을 말한다. 이 붓은 종이, 먹과 함께 문인들이 인격화해 불렀던 문방사우(文房四友)에 속하는데, 문인들은 이것을 품성과 진리를 탐구하는 데에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벗으로 여기고 이것들로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렸다. 이렇게 그려진 그림을 동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