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사실’은 과거에 일어난 개체적 사건 그 자체를 의미하기도 하고, 역사가에 의해 주관적으로 파악된 과거의 사실만을 의미하기도 한다. 역사가의 역사 연구 태도는 이러한 ‘역사적 사실’에 대한 두 가지의 개념 중 무엇을 강조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랑케는 역사적 사실을 ‘신(神)의 손가락’에 의해 만들어진 자연계의 사물과 동일시했다. 그는 각 시대나 과거의 개체적 사실들은 그 자체로 완결된 고유의 가치를 지녔으며, 이는 시간의 흐름을 초월해 존재한다고 믿었다. 그래서 역사가가 그것을 마음대로 해석하는 것은 신성한 역사를 오염시키는 것이라 여기고, 과거의 역사적 사실을 있는 그대로 기술하는 것이 역사가의 몫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역사가는 사료에 대한 철저한 고증과 확인을 통해 역사를 인식해야 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