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미술관에 전시된 그림 하나를 무심히 지나쳤다면, 이 그림은 미적 대상이라고 볼 수 있을까? 이에 대해 미학자 뒤프렌은 그 그림은 예술 작품이긴 하지만 우리에게 미적 대상이 되지는 못한다고 말한다. 예술 작품은 감상자의 미적 지각이 시작될 때 비로소 미적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미적 지각과 미적 대상의 관계에 주목하여, 감상자가 현전(現前), 표상(表象), 반성(反省)이라는 미적 지각의 단계를 거치면서 미적 대상을 점점 더 심오하게 이해한다고 보았다. 뒤프렌에 따르면 현전은 감상자가 작품의 감각적 특징에 신체적으로 반응하면서 주목하는 단계이다. 즉 색채, 명암, 질감 등에 매료되어 눈이 커지거나 고개를 내미는 등의 신체적 자세를 ㉠ 취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렇듯 현전은 감상자가 예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