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낭케’는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피할 수 없는 운명이나 필연성 등을 상징하는 여신으로 등장한다. 이처럼 신화적 상상력으로 세계의 현상들을 바라보는 관점이 지배적이었던 시기에 아낭케는 ‘운명으로서의 필연’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철학적 사유가 생겨남에 따라 아낭케는 일종의 이론적인 개념이 되었다. 이 과정에서 아낭케는 세계의 현상을 바라보는 관점들에 따라서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특히 철학적 개념으로서의 아낭케는 세계의 현상을 바라보는 두 가지 서로 다른 관점인 기계론적 관점과 목적론적 관점에 따라 상당히 다른 의미를 지니게 된다. 기계론적 관점은, 세계에는 어떤 궁극의 목적이란 존재하지 않고 오직 기계적인 법칙만이 존재한다고 보는 관점이다. 이 관점에 따르면 세계는 정교한 기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