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는 인간에게 양질의 영양소를 공급하는 식품이다. 하지만 아무런 처리를 하지 않은 우유, 즉 원유를 가공하지 않고 그대로 유통하게 되면 부패나 질병을 유발하는 유해 미생물이 빠르게 증식할 위험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에 우리가 마시는 우유는 원유를 열처리하여 미생물을 제거한 것이다.


원유를 열처리하게 되면 원유에 포함되어 있는 미생물의 개체 수가 줄어드는데, 일반적으로 가열 온도가 높을수록 가열 시간이 길수록 그 수는 더 많이 감소한다. 그런데 미생물의 종류에 따라 미생물을 제거하는 데 필요한 시간과 온도가 다르기 때문에 적절한 열처리 조건을 알아야 한다. 이때 D값과 Z 값을 이용한다. D값은 어떤 미생물을 특정 온도에서 열처리할 때 그 개체 수를 1/10로 줄이는 데 걸리는 시간을 말한다. 만약 같은 온도에서 개체 수를 1/100로 줄이고자 한다면 D값의 2배의 시간으로 처리하면 된다. Z값은 특정 D값의 1/10 만의 시간에 개체 수를 1/10로 줄이는 데 추가적으로 높여야 하는 온도를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열에 대한 저항성이 큰 미생물일수록 특정 온도에서의 D값과 Z값이 크다. 예를 들어, 어떤 미생물 100개를 63℃에서 열처리한다고 하자. 이때 360초 후 에 남아 있는 개체 수가 10개라면 D값은 360초가 된다. 만약 이 D값의 1/10인 36초 만에 미생물의 개체 수를 100개에서 10개로 줄이고자 할 때의 온도가 65℃라면 Z값은 2℃가 된다.


이러한 D값과 Z값의 원리에 기초하여 원유를 열처리하는 여러 가지 방법이 개발되었다. 먼저, 원유를 63℃에서 30분간 열처리하여 그 안에 포함된 미생물을 99.999 % 이상 제거하는 ‘저온살균법’이 있다. 저온살균법은 미생물을 제거하는 데는 효과적이나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개발된 방법이 ‘저온순간살균법’이다. 저온순간살균법은 원유를 75℃에서 15초간 열처리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미생물 제거 효과가 저온살균법과 동일하지만 우유의 대량 생산을 위해 열처리 온도를 높여서 열처리 시간을 단축시킨 것이다.


저온살균법이나 저온순간살균법으로 처리한 우유의 유통 기간은 냉장 상태에서 5일 정도이다. 만약 우유의 유통 기간을 늘리려면, 저온살균법이나 저온순간살균법으로 처리해도 죽지 않는 미생물까지도 제거해야 한다. 열에 대한 저항성이 큰 종류의 미생물까지 제거하기 위해서는 134℃에서 2~3초간 열처리하는 ‘초고온처리법’을 사용한다. 이렇게 처리된 우유를 멸균 포장하면 상온에서 1개월 이상의 장기 유통이 가능하다.